러, 팔라우 화물선에 경고 사격…흑해 긴장 고조

흑해 곡물협정 중단 후 해외 화물선에 대한 첫 발포

러시아 군함이 13일(현지시간)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 상선에 대해 경고 사격을 가했다. 러시아가 지난달 흑해 곡물 수출 협정 중단을 선언한 이후 우크라이나 이외 국적 화물선에 대한 첫 발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자국 정찰용 군함인 바실리 비코프함이 흑해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들어가는 팔라우 국적 선박 '수크루 오칸'(Sukru Okan)에 자동화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잠재적으로 무기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한 점검을 요구했지만 이 상선이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동화기로 경고 사격을 한 뒤 헬기를 동원해 상선에 올라 내부를 점검한 후 다시 항해를 허용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설명했다.

'수크루 오칸'은 경고 사격 당시 우크라이나 이스마일 항을 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이후 흑해와 인근 항구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이 확대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주의 항구 마을을 공격해 항구 시설과 곡물 창고를 파괴했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크림반도에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이번 경고 사격은 흑해 곡물 협정 중단 후 흑해 주변의 긴장 상황을 보여준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해역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함'으로 취급하고 검사에 불응하면 언제든 무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어서 해운, 무역업계는 흑해에서 벌어진 긴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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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미현 기자 marialmh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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