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전관 업체와 2300억원어치 용역 수의계약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철근 누락 아파트의 설계·감리를 담당한 전관 업체와 3년간 총 77건, 2300억원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으로 밝혀졌다. LH는 규정에 따라 공모를 걸쳐 당선된 업체와 수의계약을 맺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 감사 때 설계 공모의 약 17%에서 전관들이 규정을 어기고 공모 심사위원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공모 절차의 투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의계약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실이 LH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보면, 지난 3년간 LH가 철근 누락 16개 단지를 설계·감리한 전관 업체 18곳과 맺은 수의계약은 77건, 계약 규모는 2335억원에 달한다. 분석 대상 아파트는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아파트와 LH 자체 조사로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단지로, 최근 추가 발견된 5곳은 빠졌다.
가장 많은 수의계약을 따낸 A건축사사무소는 3기 신도시 아파트 4곳 설계를 포함해 총 11건의 설계 용역을 342억5600만원에 수주했다. A사는 철근이 누락된 1개 단지의 설계와 3개 단지의 감리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LH 고위급 출신이 2014년 창립했고 현재 대표도 LH 출신이다. LH 처장 출신이 대표인 B건축사사무소도 고양 창릉, 파주 운정 등 신도시 아파트 단지 관련 용역 6건을 275억700만원에 수주했다. B사는 철근 누락 단지 한 곳의 설계를 맡았다.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인천 검단 아파트를 설계한 C사는 최근 3년간 수의계약으로 LH 용역 6건(269억9300만원)을 따냈다. 이 회사에는 LH, 서울시 등 다양한 기관 출신 전관이 채용돼 있다.
LH는 “공모 절차를 거쳐 수의계약을 맺는 만큼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직전 5년간 설계 공모를 통해 LH가 전관 업체와 맺은 계약 332건을 조사한 결과, 58건(약 17%)에서 설계·감리 회사의 LH 출신 임직원이 심사위원과 2회 이상 통화하는 등 규정을 어긴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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