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불운+1회만 31개' 류현진, 노련미로 5이닝 먹어 치우고 승리
시카코 컵스전,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 V
[마이데일리 = 심재희 기자] 상대 타자들이 신중하게 승부했고, 야수의 실책이 나왔다. 장타를 허용하면서 투구 수는 더 많아졌다. 1회에만 무려 31개의 공을 던졌다. 그래도 5이닝을 먹어 치웠다. 특유의 노련미를 바탕으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444일 만에 빅리그 승리를 거뒀다. 14일(한국 시각) 시카고 컵스와 원정 경기에 마운드에 올라 5이닝 2실점(비자책)으로 토론토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3연패에 빠졌던 팀을 수렁에서 건져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빅리그 복귀 후 세 번째 선발 등판을 소화했다.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경기에서 4이닝 노히터를 기록했으나 타구에 맞아 부상 후유증이 걱정됐다. 기우였다. 큰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공을 뿌렸고, 최고 구속도 시속 91.1마일(약 146.6km)을 찍었다. 이전 두 차례 등판에서와 마찬가지로 포심패스트볼을 기본으로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섞어 던졌다.
전반적으로 서두르지 않은 컵스 타선을 맞아 초반에 다소 고전했다. 1회 톱 타자 크리스토러 모렐을 4구 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2번 타자 니코 호너에게 7구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이어 이안 햅과 승부에서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브랜던 벨트의 실책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했다.
1사 1, 2루의 실점 위기에서 최근 부활에 성공한 옛 동료 코디 벨린저를 만났다. 6구 승부를 펼쳐 좌익수 뜬공 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댄스비 스완슨에게 2루타를 맞고 2실점했다. 역시 6구까지 가는 끈질긴 대결을 펼쳤고,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나온 스즈키 세이야를 3구 삼진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1회에 서른 개가 넘은 공을 던졌다. 기다리는 자세를 위한 컵스 타선을 상대하며 평소보다 많은 투구를 했고, 실책까지 나오면서 흔들렸다. 만약 실책이 나오지 않았다면, 22개에서 1회를 끝낼 수 있었다. 불운을 겪으며 실점을 하고 투구 수도 불어나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2회부터 노련미로 상대 타자들을 제압했다. 11개의 공으로 2회를 삼자범퇴 처리했다. 2회말 토론토 타선이 대거 5득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하자 3회에도 가벼운 투구를 펼쳤다. 2번 타자 호너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도루 실패를 엮어냈고, 12개 공으로 3회를 지웠다.
4회 선두 타자 벨린저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문제가 없었다. 스완슨, 스즈키를 연속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패트릭 위스덤을 삼진으로 잡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5회에는 14개의 공으로 삼자범퇴를 만들며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86개 공을 던져 53번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았다. 이전 두 차례 등판보다 볼이 많았다. 상대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로 투구 수도 불어났고, 스트라이크 볼 비율도 좋지 않았다. 1회에 많은 투구와 함께 실점해 흔들렸으나 잘 극복했다. 2회부터 투구 수를 줄여 나갔고, 4가지 구종을 상황에 맞게 잘 섞어 던지며 승리 분위기를 만들었다.
1년 2개월 부상 공백을 확실히 지웠다. 특유의 경기 운영 능력과 배짱 투구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팀이 꼭 이겨야 할 때 승리를 거두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노련미로 이닝을 먹어 치우며 승전고를 울렸다.
[류현진 투구내용(위), 류현진. 사진=MLB닷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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