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철근 누락’ 전관 업체와 3년 동안 2300억 수의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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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를 설계·감리한 전관 업체들과 2335억원에 이르는 수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2020년 6월~2023년 6월 용역 발주' 자료 분석 결과, 최근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비롯한 총 16개 단지의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는 18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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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출신이 창립한 건축사사무소, 3년간 343억원어치 수주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3년간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를 설계·감리한 전관 업체들과 2335억원에 이르는 수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LH에서 받은 '2020년 6월~2023년 6월 용역 발주' 자료 분석 결과, 최근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비롯한 총 16개 단지의 설계·감리에 참여한 전관 업체는 18곳이었다. 이들이 이 기간 수의 계약으로 따낸 LH가 발주한 용역 77건은 총 2335억원 규모에 달했다.
이 중 A건축사사무소가 가장 많은 액수의 수의 계약을 맺었는데, 창립자가 LH 출신이었다. 현 대표이사도 LH 출신이다. 이 건축사무소는 3기 신도시 공동 주택 설계 용역 등 11건을 343억원에 수주했다. 이들이 설계한 물량 중 1개 단지에서, 감리를 한 물량 중 3개 단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됐다.
LH 처장·부장급이 재취업한 B건축사사무소는 고양 창릉, 파주 운정 등의 신도시 아파트 단지 설계 용역을 포함한 6건을 275억원에 수주했다. 인천 검단 안단테 아파트를 설계한 C사의 경우, 지난 3년간 269억원 규모의 설계 용역 6건을 수의 계약으로 따냈다. 검단 아파트 설계 용역은 2020년 7월 50억5000만원에 수의 계약으로 체결됐다. 이들 회사엔 LH뿐 아니라 서울시·서울주택도시공사(SH)·조달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출신의 전관도 근무 중이었다.
무량판 기둥 154개 전체에 들어가야 할 전단 보강 철근을 모두 빠뜨린 경기 양주 회천 아파트 단지를 설계한 D종합건축사사무소도 설계 용역을 수의 계약으로 대거 수주했다. LH와 217억원 상당의 계약 7건을 맺었다. LH 처장 출신 등을 영입한 이 회사는 양주 회천을 포함해 철근 누락 2개 단지의 설계를 도맡았다.
LH는 입찰에 앞서 진행되는 설계 공모에 당선된 경우엔 수의 계약을 맺도록 돼 있어 그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에 따라 2020년부터 공공 기관 발주의 공동 주택이나 설계 용역은 필요 비용이 1억원이 넘으면, 경쟁 방식의 설계 공모를 먼저 거치도록 돼있다.
그러나 공모 방식이 투명하지 않았다. LH 설계 공모 심사 위원들이 심사 대상 업체의 LH 출신 직원들과 사전에 접촉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앞서 LH와 전관 업체가 체결한 계약 332건 중 58건은 심사·평가 위원이 퇴직자에게서 전화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LH는 현재 전관 영향력 차단을 위해 설계·시공·감리 선정 권한을 외부에 위탁하거나 모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한준 LH 사장은 지난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공 주택 설계·시공·감리에서 LH가 가진 권한을 과감하게 민간이나 다른 기관에 넘기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감리에 대해선 "민간은 지방자치단체에 감리 업체 선정을 위탁하는데 LH는 직접 선정하기 때문에 전관 문제가 생긴다"며 "감리 선정 권한을 LH에서 떼어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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