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어디 있냐" 분통…하와이 '불구경' 관광 자제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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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면서 당국의 부실한 재난 대비와 사후 대응으로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산불이 휩쓸고 간 마우이섬 라하이나 등에 남은 주민들은 잿더미가 된 삶의 터전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고 있다.
마지 히로노 하와이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내가 아는 한 우리 정부는 그곳(재난지역)에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왜 좌절하고 있는지 이해한다"고 여론을 달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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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100명 육박 100년 만에 최악 인명피해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면서 당국의 부실한 재난 대비와 사후 대응으로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산불 현장에서 여전히 관광을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아 당국과 주민들이 여행 자제를 호소하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산불이 휩쓸고 간 마우이섬 라하이나 등에 남은 주민들은 잿더미가 된 삶의 터전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버티고 있다.
거주지가 온전한 주민들도 전력과 인터넷, 수도, 식료품 공급 등이 끊겨 고립된 생활을 이어가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나서야 하는 것은 정부지만 주민들은 오히려 마우이 지역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게서 도움을 받고 있어 분노가 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재민들에게 휘발유를 나눠주는 배급소에서 만난 자원봉사자 애슐리 얍은 NYT에 "이건 우리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며 "정부는 도대체 어딨냐"고 한탄했다.
라하이나 인근 체육관에서 구호품을 나눠주던 폴 로메로는 "우리 '오하나'(하와이어로 가족)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 재산이 고갈되고 있다"며 "세금을 받는 우리 정부의 대응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한심하다"고 한숨 쉬었다.
마우이섬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펠리시아 존슨은 BBC에 라하이나로 들어가는 고속도로가 폐쇄됐다며 구호품을 전달할 방법이 없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또 라하이나 지역의 부두도 대부분 소실돼 배로 구호품을 전달하기도 어렵다며 배에서 해안까지 수영해서 간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만 있지는 않았다. 조쉬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재민을 위해 호텔방 1000실을 확보했으며 자택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임대 주택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주 정부가 마련한 긴급 대피소에 머무는 인원은 1400명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은 정부도 돕고 있다면서도 "정부는 상점에서 물건을 사서 이재민들에게 가져다주는 시민들보다는 느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 히로노 하와이주 민주당 상원의원은 CNN에 "내가 아는 한 우리 정부는 그곳(재난지역)에 있다"면서도 "주민들이 왜 좌절하고 있는지 이해한다"고 여론을 달랬다.
이런 와중에 산불 피해 지역에서 여행객들이 여전히 휴가를 즐기고 있어 주민들의 슬픔이 커지고 있다.
한 마우이 주민은 BBC에 "우리 주민들이 사흘 전에 죽어 나갔던 바다에서 바로 다음 날 여행객들이 수영하고 있었다"며 "이런 비극 속에서 아무도 수영, 스노클링, 서핑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와이 출신 할리우드 배우 제이슨 모모아도 "마우이는 지금 휴가를 보낼 곳이 아니다"며 "여행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은 인근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의 강풍을 타고 해안가 마을인 라하이나를 빠르게 집어삼켰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93명이지만 사체 탐지견이 수색을 완료한 지역은 전체 화재 면적의 3%에 불과한 만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라하이나 지역에서 주택 2200여채 전소되거나 무너졌으며 불에 탄 면적은 여의도 3배 면적에 달하는 총 2100에이커(8.49㎢)다.
이번 화마에서 섬 곳곳에 설치된 자연재해 대피 사이렌이 한 번도 울리지 않아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에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은 화재 발생 전후 당국의 의사 결정을 토대로 '늑장 대응'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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