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 "아파트 반상회 장면...질문 던지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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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의 첫 번째 목표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재미가 최우선이었지만,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고 싶었죠."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포피아'가 올 여름 영화중 재미와 생각할 거리를 모두 잡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후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존드라마를 통해 우리사회에 팽배한 집단 이기주의를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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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영화의 첫 번째 목표는 재미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재미가 최우선이었지만, 생각할거리도 던져주고 싶었죠.”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포피아’가 올 여름 영화 중 재미와 생각할거리를 모두 잡았다. 이 영화는 개봉 첫 주 150만 관객을 모으며 ‘밀수’에 이어 여름영화 후반전 승기를 잡았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후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황궁아파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생존드라마를 통해 우리사회에 팽배한 집단 이기주의를 들여다본다. 입주민들은 외부 생존자들을 배척하며, 새로 뽑힌 주민 대표 영탁(이병헌 분)을 중심으로 새로운 규칙을 만든다.
천만 배우 이병헌이 명불허전 연기를 펼친 가운데, 재기발랄한 데뷔작 ‘잉투기’(2013)와 ‘가려진 시간’(2017)으로 업계의 눈도장을 톡톡히 찍은 엄태화 감독은 쟁쟁한 흥행감독 틈바구니에서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명료하게 새긴다. 엄 감독은 패기 넘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뚝심 있게, 세련되게 밀어붙인다.
영화 ‘가려진 시간’으로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받았지만 흥행 부진으로 당시 “붕괴됐었다”고 심경을 밝힌 엄 감독은 “관객의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 두 번 있었는데, 관객들이 지루해하거나 뒤를 예측하면 그 부분을 예측하지 못하거나, 좀 더 흥미롭게 수정했다”고 말했다.
‘잉투기’나 ‘가려진 시간’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사회현실을 투영했다는 지적에는 “어떤 인물이나 현상을 볼 때 이면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도 황궁아파트가 재난 후 유토피아처럼 보이나 이면이 있다. 좀 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것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투자배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지옥’ ‘D.P’를 제작한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와 이병헌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가 공동제작했다.
엄태화 감독은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어떤 작품이건 같이 하자고 제안을 준 상황에서 준비하던 시나리오가 안 풀려서 일단 놔두고, 우연히 원작 웹툰을 보고 제작사에 먼저 제안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디스토피아를 좋아하는 데다 ‘유쾌한 왕따’ 2부의 배경이 아파트라는 점이 가장 재밌었죠. 저 역시 아파트가 나고 자랐기 때문에 한국사회를 얘기하기에 좋은 배경이라고 느꼈습니다.” 복도식 아파트에 살았다는 그는 “과거에는 문도 다 열어놓고 살면서 교류가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다”며 “‘옆집 아저씨 알지?' 그러면 '몰라요’ 말하는 장면에 이렇게 달라진 세태를 녹여냈다”고 부연했다.
“저는 이 아파트가 선택받았다고 생각합니다”(영화 대사 중).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영탁은 집 때문에 피눈물을 흘려본 가장이다. 그는 자신 역시 그 선택된 아파트 주민이 되길 처절하게 바란다. ‘영끌’해 아파트를 산 신혼부부 민성(박서준 분)과 명화(박보영 분)는 현실과 이상을 상징한다. 내 가족 살리기에 급급한 우리시대 평범한 가장 민성은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해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애초에 집단이기주의를 경계한 명화는 그런 남편의 변화를 막고자 한다.
엄 감독은 “텐트폴 시장에 참전하게 된 것은 결과를 떠나서 의미 있는 경험”이라며 “특히 이렇게 많은 배우들과 작업해본 적이 없어서 큰 공부가 됐다”고 돌이켰다. 감독이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이 담긴 반상회 장면은 출연진도 많아 애를 많이 썼다.
그는 “반상회 장면에 연극배우를 포함해 36명이 출연했다”며 “현장에서 모두가 내게 질문해 조율하는데 어려움이 따를까봐 각 인물이 아파트 몇 호에 살고 직업과 가족관계가 어떤지 캐릭터 전사를 다 써서 배우들께 전달했다”고 촬영 비화를 설명했다. “모든 배우에게 캐릭터 전사를 전달한 후 리허설을 했고 이후 모든 분께 다 전화해 연기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에 첫 테이크를 갔는데 배우들의 생생한 에너지가 느껴졌다”고 부연했다.
“이 영화가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기 바랍니다. 해답은 저도 몰라요. 다만 명화가 반상회에서 같이 살 방법을 찾아보면 어떨까라고 말하는데 아무도 반응을 안하잖아요. 공포스러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한번쯤은 생각해볼 수 있지 않나? 영화의 엔딩에서도 리얼리티를 중시한 이 영화의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내가 배가 고프면 타인도 배가 고프지 않을까라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관객들이 갖고 극장문을 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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