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 느낌 충만한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신혼집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2023. 8. 14. 09:14
결혼 전 같이 돈을 모아 마련해두었던 98m² 아파트를 리모델링했다는 한덕희·최은아 부부. 투박하고 거친 매력의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 꾸민 3년 차 신혼부부의 집은 흔하지 않아 더 멋스럽다.
한덕희·최은아 부부는 결혼 3년 차 신혼이다. 이 아파트는 부부의 두 번째 집으로 전체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 입주했다. "결혼 전에 둘이 돈을 모아 미리 신혼집을 마련해뒀어요. 결혼 당시 둘이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마련해둔 신혼집은 회사와 거리가 너무 멀고, 남편이 살던 오피스텔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서 오피스텔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최근 제가 이직하면서 드디어 신혼집으로 들어오게 됐죠."
남편이 살던 집은 신축 주거형 오피스텔이었다. 취향에 맞는 공간은 아니었지만 깨끗한 환경의 새집을 굳이 바꾸고 싶지는 않았다. 적당히 만족하며 살던 중 이사가 결정되며 '취향에 맞는 집’에 대한 부부의 로망이 다시금 되살아났다.
"저희 집 구조가 특이해요. 아파트 구조로는 흔치 않은 복층인 데다, 주방도 네모반듯하지 않고 중간에 큰 기둥도 있죠. 그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흔하지 않은 구조가 딱 저희 취향이었거든요. 이 구조에 저희가 원하는 디자인까지 덧입혀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았죠."
시공업체는 복층 시공 레퍼런스를 가진 업체 중 몇 곳을 직접 만나본 후 선정했다. 한덕희 · 최은아 부부의 콘셉트는 돌, 모래 등 자연물의 내추럴한 느낌을 살린 인더스트리얼 스타일. 98m²(29평)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최대한 넓게 디자인하는 것 또한 이번 리모델링의 목표로 삼았다.
구조변경 아이디어가 빛나는 공간
복층 구조의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분위기와 아이디어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동일 면적 대비 좁아 보이고, 사용할 수 없는 데드스페이스도 불가피하다. 부부는 이런 단점을 영민한 구조변경 아이디어로 말끔히 해소했다. "29평 복층 구조다 보니 거실이 유독 좁더라고요. 남편과 함께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아일랜드 식탁도 길게 놓고 싶고, 친구들이 놀러 왔을 때 사용 할 수 있도록 넓은 테이블도 놓고 싶은데 그때 상황에서는 불가능해 보였어요. 시공을 맡아주신 실장님과 머리를 맞대고 여러 날 고민하던 중 실장님께서 거실과 바로 연결되는 작은방의 벽을 없애 거실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죠. 내력벽이 아니라 가능했거든요. '이거구나’ 싶었어요."
구조변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거실에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처음부터 이 자리가 아니었다. 부부 침실 옆 세면대 위치에 있던 계단을 거실 쪽으로 바꿔 위층과 아래층이 이어지도록 다시 만든 것.
"이전 계단은 더 폭이 좁고 가파르게 디자인되어 있었어요. 마치 다락방과 연결된 계단 같았죠. 2층이 생각보다 꽤 넓은데 그대로 두면 수납공간 정도로만 쓸 것 같았어요. 계단 디자인도 살리고, 2층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싶어 계단의 위치를 거실로 옮겼죠."
내추럴한 매력의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이 집에서 가장 매력적인 건,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인더스트리얼 감성의 디자인이다.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노출콘크리트 기둥은 '이곳이 아파트 내부가 맞나’ 하는 착각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획기적이다.
"노출콘크리트 기둥은 처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어요. 시공을 위해 기존 벽지며 마감재를 모두 뜯어냈는데, 드러난 콘크리트 기둥이 집의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그대로 쓰면 건강에 좋지 않으니 한 번 갈아서 1차 가공을 하고, 먼지를 깨끗하게 털어낸 후 세 번 정도 무광 코팅해 완성했죠."
아일랜드 식탁도 동선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길게 제작했다. 아일랜드 식탁 상판의 소재는 얼핏 세라믹 같지만 천연 강화석이다.
"‘칸스톤’이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천연 강화석은 세라믹이나 인조대리석보다 강도가 높고, 패턴도 자연스러워서 요즘 많이 쓰이는 소재예요. 다양한 크기로 제작이 가능해 타일처럼 이음 선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장점이죠."
시공을 맡은 릴스퀘어 박경근 실장의 설명이다. 인테리어 필름지도 적극 활용했다.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시멘트 도장 느낌의 벽면, 주방 수납장과 거실 벽면, 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름지를 활용해 완벽한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집이 아닌, 자신들의 취향이 녹아 들어간 집을 디자인하고 싶었다는 한덕희·최은아 부부. 취향은 물론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까지 더해진 이곳에서의 생활은 집 디자인 이상으로 멋지지 않을까?
#인더스트리얼 감성 #인테리어 #여성동아
기획 최은초롱 기자
설계·시공 릴스퀘어 사진 frameshift
백민정 프리랜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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