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 '세기의 현피' 무산? 저커버그 "머스크, 진지하지 않아"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이하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간 '세기의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운다는 의미의 은어)'가 일종의 해프닝으로 종료될 거란 전망이 제기됐다. 저커버그 CEO가 머스크 CEO의 '무응답'을 이유로 결투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진=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 최고경영자(CEO) 스레드

저커버그는 13일(현지시간) 메타의 소셜미디어(SNS) 스레드에서 머스크와의 결투에 대해 "일론은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는 내 뒷마당에서 연습경기를 하자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론이 공식 행사(결투)와 실제 (결투) 날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나에게 연락하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갈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제 스포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경쟁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머스크와의 결투가 취소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두 사람은 앞서 엑스(X·옛 트위터)의 대항마 격인 메타의 스레드 출시를 두고 SNS를 통해 신경전을 벌이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의 케이지(철제 울타리로 팔각형 모양으로 만든 UFC 링)에서 격투기를 벌이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결투 장소와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고, SNS 등에서는 관련 루머만 계속 이어졌다.

이에 저커버그는 지난 6일 스레드를 통해 머스크에 오는 26일을 결투 일로 제안했지만, 확정 지어주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결투가 실제 이뤄지지 않는 책임을 머스크에게 돌렸다. 머스크는 저커버그의 결투 날짜 제안에 목과 허리 등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해야 하고, 만일의 경우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며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대답은 피하고 있다.

한편 머스크는 지난 11일 엑스를 통해 저커버그와 결투가 이탈리아에서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탈리아 총리,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은 웅장한 장소를 약속했다"며 "(저커버그와) 싸움은 엑스와 메타를 통해 생중계될 것이고, 카메라 프레임에 담기는 모든 것은 고대 로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저커버그는 "나는 이 스포츠를 사랑하고 일론이 내게 도전장을 낸 이후 늘 준비가 된 상태다. 만약 머스크가 실제 날짜를 약속만 한다면 내가 알릴 것이다. 그때까진 그가 말하는 모든 게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라"며 머스크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