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프트뱅크, ARM 나머지 지분 25% 매입 추진

일본 도쿄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그룹의 로고. /EPA=연합뉴스

일본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의 미국 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비전펀드1로부터 ARM 지분 25%를 매입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로이터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비전펀드1은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지난 2017년 주도해서 만든 정보통신(IT) 전문 펀드다. ARM 지분은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1이 각각 75%, 25%를 보유하고 있다.

로이터는 “협상이 성사되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등 비전펀드 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비전펀드1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 등에 투자했지만, 이익보다 손실을 입었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던 ARM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매각할 경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ARM은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플 아이폰 등 전 세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AP의 95%, 태블릿의 85%가 ARM 설계도를 사용한다. 삼성전자, 퀄컴, 애플 등이 ARM의 고객사다.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AI 반도체와 서버용 반도체 설계도 세계 상위권이다. 전 세계에서 6000명, 영국에 3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ARM은 ‘영국 기술 산업의 보석’으로 불린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7월, ARM을 32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일본 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소프트뱅크는 2020년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해 지난해 초 결국 무산됐고 뉴욕 증시 상장을 결정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ARM은 9월 미국 나스닥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이다. 시장에선 ARM의 시장 가치가 최소 600억 달러를 지닐 것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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