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장 완장→PK 헌납' 손흥민, 아쉬웠던 개막전 '평점 6점'...토트넘은 브렌트포드와 2-2 무승부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손흥민이 통한의 페널티킥(PK) 허용으로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 훗스퍼는 1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다. 이날 무승부로 토트넘과 브렌트포드는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경기 시작에 앞서 엄청난 소식이 전해졌다. 위고 요리스와 해리 케인이 떠난 토트넘을 이끌 주장으로 손흥민이 지목된 것. 토트넘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주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14-15시즌부터 주장을 맡았던 요리스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았다. 제임스 메디슨과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부주장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대한민국 국가대표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2015년 8월 레버쿠젠에서 영입된 이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19-20시즌 번리 원정 당시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 상을 수상했으며 2021-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골로 골든 부트(득점왕)를 추가했다. 지난 시즌 그는 EPL에서 100골을 넣은 첫 번째 아시아 출신 선수가 됐다"라며 손흥민이 세운 대기록들을 나열했다.
손흥민은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다.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가 주장처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 시즌과 새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유했으며 새 주장으로서 이상적인 선택이다. 우리 모두가 그를 세계적인 선수로 알고 있으며 드레싱룸에 있는 모두에게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그룹을 초월한다. 단순히 인기 때문이 아니다. 경기에서 성취한 것이다"라며 믿음을 보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언급한 그룹은 선수단 내 친목 관계로 해석할 수 있다. 보통이라면 나이, 출신, 국적, 언어, 인종 등과 같은 기준으로 나뉠 수 있다. 이따금 선수단 내에 파벌이 발생했다는 루머가 돌면 꽤나 치명적인 사항으로 간주된다.
손흥민은 선수단 모든 그룹을 아우르는 리더십을 지녔다. 누구나 편하게 다가오고 기댈 수 있는 정신적인 지주다. 단순히 토트넘에서 오래 뛰어 입지가 좋기 때문이라 보기 힘들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노력한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높게 평가한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단순히 인기만으로는 내릴 수 없는 결정이다. 토트넘은 오랜 기간 무관에 빠져 있으며 위닝 멘탈리티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도 선수단 정신력을 지적했던 적이 있다. 캡틴 손흥민은 그런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지고 완장을 차게 됐다.
그렇게 돌입한 브렌트포드전.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원톱은 히샬리송이 출격했다. 2선에선 손흥민, 메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지원 사격했다. 중원은 이브 비수마, 올리버 스킵이 책임졌다. 4백은 데스티니 우도지, 미키 판 더 펜, 로메로, 에메르송 로얄이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지켰다.
이에 맞서는 원정팀 브렌트포드는 5-3-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요안 위사, 브라이언 음뵈모가 투톱을 구성했다. 미드필드에는 비탈리 야넬트, 크리스티안 뇌르가르드, 마티아스 옌센이 포진했다. 수비는 리코 헨리, 크리스토퍼 아예르, 에단 피녹, 네이선 콜린스, 아론 히키가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마크 플레켄이 착용했다.
이른 시간 토트넘이 웃었다. 전반 11분 위험 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 상황. 메디슨 크로스가 박스 안으로 날카롭게 향했다. 순간 뛰어든 로메로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하지만 악재가 발생했다. 앞선 장면 충돌을 느꼈던 로메로가 부상을 당한 것.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 방지 차원에서 로메로를 빼고 다빈손 산체스를 투입했다.
악재가 발생했다. 전반 22분 옌센이 손흥민과 충돌하고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당초 경기를 그대로 진행했지만 비디오 판독(VAR) 온필드 리뷰 결과 파울을 선언하고 페널티킥(PK)을 부여했다. 키커로 나선 음뵈모가 침착히 마무리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난타전이 벌어졌다. 브렌트포드는 전반 27분 브렌트포드 롱볼로 역습이 전개됐다. 위사가 헨리 컷백을 슈팅해 역전골을 터뜨려 승부를 뒤집었다. 토트넘도 반격했다. 전반 추가시간 에메르송이 먼 거리에서 세컨볼을 그대로 슈팅해 동점골을 기록했다. 전반전은 양 팀 모두 두 골을 기록하는 난타전 끝에 2-2로 마무리됐다.
토트넘은 다시 앞서가기 위해 분투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브렌트포드 수비는 좀처럼 뚫리지 않았으며 이따금 역습도 위협적이었다. 파페 사르와 이반 페리시치가 교체 투입됐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경기는 2-2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처음 주장으로 나선 손흥민은 아쉬움을 삼켰다. 7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지만 강점이었던 저돌적인 스프린트나 날카로운 슈팅은 보기 힘들었다. 밀집된 상대 수비를 뚫기 위해 왼쪽 측면을 적극적으로 공략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무엇보다 PK 허용이 뼈아팠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30분 페리시치와 교체되면서 경기를 마쳤다.
혹평을 피하기 어려웠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6.7점을 부여했다. 토트넘 선발 선수 11명 가운데 3번째로 낮은 점수였다. '후스코어드닷컴' 또한 마찬가지다. 손흥민에게 6.1점으로 평범한 점수를 줬다. 메디슨(7.8점), 쿨루셉스키(6.8점), 히샬리송(6.7점)과 함께 선발 출전한 공격진 가운데 최하점이었다.
영국 '풋볼 런던'도 "새 토트넘 주장은 옌센에게 PK를 내줬다. 분투했지만 왼쪽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 두 차례 슈팅 중 하나는 옆으로 빗나갔고 하나는 막혔다. 결국 75분에 경기를 마쳤다"라며 평점 6점을 부여하며 아쉬웠다고 평했다.
주장으로서 나선 첫 경기는 아쉬웠지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손흥민은 리더로서 선수들을 이끌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0일 새벽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다시 첫 승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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