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태풍 피해 현장 방문···비에 젖은 간부들 앞에서 “무책임” 질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6호 태풍 ‘카눈’ 피해 지역을 찾아 “그 어떤 위기 속에서도 인민의 생명 안전을 목숨으로 지키는 것은 우리 군대의 본분이고 절대사명”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만성화되고 무책임한 사업 태도 때문”이라며 수해 피해를 막지 못한 관계자들을 질책했다.
김 위원장이 강원 안변군 오계리 일대를 방문해 태풍 피해 복구 사업을 지도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구체적인 방문 시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신문은 “최근 태풍 6호에 의한 폭우와 해일의 영향으로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강·하천 제방이 터지고 200여 정보의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그러면서 “김정은 동지께서는 태풍 피해 발생 초기 즉시 당과 정부의 간부들이 현장에 내려가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요해 장악하면서 복구 사업을 내밀도록 하시고 강원도 주둔 부대들에 필요한 역량을 긴급 이동 전개시켜 태풍 피해를 속히 가시기 위한 전투를 벌리도록 조치를 취하시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수해 복구에 투입된 군부대들을 높게 평가하며 “군대는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재해 복구를 비롯한 돌발적인 비군사적 임무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침수된 농경지를 빠른 시간 내에 복구하였으므로 얼마든지 피해 후과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수해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해당 지역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책했다. 김 위원장은 “안변군 오계리에서 200여 정보에 달하는 침수 피해를 입게 된 것은 전적으로 이 지역 농업지도기관들과 당 조직들의 심히 만성화되고 무책임한 사업 태도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모든 부문, 모든 단위들에서 해마다 자연재해가 들이닥치는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피해방지 대책과 위기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적 대책들을 강구할 데 대하여 전당적으로 강하게 요구하고 해당 지시들을 포치하는 사업을 계속 진행하였지만 이곳 일군들은 국가적 조치에 둔감하고 아무러한 대책도 세우지 않은 결과 다른 지역들에 비해 많은 피해를 입는 후과를 초래하였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번 계기에 다시 한번 자연재해 방지 능력을 갖추기 위한 국가적인 사업 체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며 “모든 지역, 모든 단위들에서 위험 개소들을 빨리 찾아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들을 강구”할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수해 현장 방문에는 북한 최고지도부 일원인 김덕훈 내각 총리, 조용원 노동당 조직비서 등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참석했다. 김 총리와 조 비서 등 주요 간부들은 비를 맞은 듯 상당히 젖은 복장을 한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간부들을 다그치며 주민들의 어려움을 직접 챙기는 지도자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군부 서열 1위였다가 지난해 12월 해임된 박정천 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 수해 현장 방문에도 동행했다. 그는 지난 3~5일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현지 시찰 때 재등장했으며 지난 9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도 참석했다. 당·정·군 주요 보직에 복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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