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시간 견뎌낸 류현진, 444일 만에 빅리그 선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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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ㆍ토론토)이 444일 만에 메이저리그(MLB)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만 36세 4개월 20일의 나이로 선발승을 따내며 2010년 박찬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세웠던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만 35세 10개월 13일)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승리투수 1·2위는 박찬호(만 37세 3개월 2일)와 오승환(만 36세 10개월 16일)이지만, 이들이 거둔 승리는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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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경신
토론토는 11-4 대승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ㆍ토론토)이 444일 만에 메이저리그(MLB) 승리투수가 됐다. 더불어 종전 박찬호가 가지고 있던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 기록도 경신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MLB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 승(개인통산 76승 46패 1세이브)을 챙겼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00에서 2.57로 낮아졌고, 11-4 대승을 거둔 토론토는 3연패에서 탈출했다.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이후 무려 444일 만에 빅리그에서 거둔 승리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1년 2개월간의 재활기간을 거쳐 지난 2일 볼티모어전을 통해 MLB에 복귀했다. 빅리그에 다시 적응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복귀전에서는 5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8일 클리블랜드와의 경기에서는 4이닝 노히트 경기를 펼치고도 타구에 오른쪽 무릎을 맞아 조기강판 됐다.
류현진은 다행히 단순 타박상 진단을 받고 예정대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이날도 경기 초반 불운이 이어졌다. 1회 1사 1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에게 오른쪽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1루수 브랜든 벨트가 포구 에러를 범했다. 이 실책이 빌미가 돼 2사 1·2루 상황까지 몰렸고, 결국 댄스비 스완슨에게 좌익선상 적시 2루타를 맞으며 0-2로 끌려가게 됐다.
하지만 베테랑 류현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날 류현진은 패스트볼 40개, 체인지업 24개, 커터 12개, 커브 10개를 섞어가며 2회부터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특히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부상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며 이날 기록한 탈삼진 3개의 결정구로 활용됐다. 다소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최고 시속 147㎞·평균 142㎞)으로 발생한 불리함을 적절한 볼배합과 ‘칼제구’로 보완한 셈이다.
경기 후 현지 매체도 극찬을 보냈다. MLB닷컴의 토론토 담당기자 키건 매더슨은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류현진은 견고했고, 류현진다운 등판이었다. 5선발로서 충분한 활약이었다”고 평가했고, 캐나다 매체 토론토선 역시 “류현진이 컵스전을 통해 '확신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했다”고 치켜세웠다.
류현진은 이날 승리로 야구사에 새 역사도 썼다. 그는 만 36세 4개월 20일의 나이로 선발승을 따내며 2010년 박찬호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고 세웠던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만 35세 10개월 13일) 기록을 경신했다. 한국인 빅리거 최고령 승리투수 1·2위는 박찬호(만 37세 3개월 2일)와 오승환(만 36세 10개월 16일)이지만, 이들이 거둔 승리는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이었다.
건재함을 알린 류현진은 5인 로테이션 체제로 돌아간 토론토 선발진에서도 살아남았다. 토론토는 ‘지옥의 17연전’ 기간에 한시적으로 6인 선발로테이션을 시행했는데, 강행군을 마무리 지은 시점에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남겼다. 류현진은 올 시즌 8차례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지난 선발 등판부터 모든 구종의 제구가 아주 잘되고 있다. 내가 원했던 지점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수술 후 첫 불펜 피칭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재활하는 동안 한 번도 멈추거나 주저앉은 적이 없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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