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류현진, 박찬호 넘고 코리안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
류현진, 내년 빅리그 잔류시 박찬호의 한국인 최고령 승리 경신도 유력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비관론'을 뚫고, 견고한 투구로 444일 만에 승리 시계를 다시 돌렸다.
투수 인생을 건 네 번째 수술을 받고, 13개월의 재활을 마친 '36세' 류현진이 빅리그 정상급 투수로 돌아왔다.
류현진의 승리 시계가 다시 돌면서 코리안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의 주인공이 박찬호에서 류현진으로 바뀌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2실점(비자책) 했다. 주 무기 체인지업을 활용해 삼진은 3개를 잡았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 덕에 11-4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승리를 챙긴 건 지난해 5월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5이닝 6피안타 2실점) 이후 444일 만이다.
444일 만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승리가 75승에서 76승(46패 1세이브)으로 한 개 더 늘었다.
지난해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올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수술 후 세 번째 등판에서 시즌 첫 승리(1패)를 거뒀다.
1987년 3월 25일에 태어난 류현진은 36세 4개월 20일에 빅리그 선발승을 추가하며, 코리안 빅리거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가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2009년 5월 13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를 상대(6이닝 7피안타 2실점)로 선발승을 거두며 작성한 35세 10개월 13일이었다.
류현진은 박찬호의 최고령 선발승 기록을 약 6개월 넘어섰다.
박찬호는 만 37세인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지키고 승리도 추가했지만, 2009년 5월 13일 이후에 거둔 6승은 모두 구원승이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만 36세 이후에 한국인이 승리 투수가 된 건 박찬호, 오승환에 이어 류현진이 3번째다.
하지만, 만 36세에 선발승을 챙긴 한국 투수는 류현진이 최초다.
류현진의 빅리그 개인 통산 승리가 75승에서 76승으로, 1승 늘어나기까지 444일이 걸렸지만, 이후 승리 시계는 더 빨리 돌 가능성이 크다.
17연전을 마친 토론토는 6선발에서 5선발로 선발진을 재편하며 알렉 마노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고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남겨뒀다.
류현진은 '5선발 중 한 명'으로 로테이션을 돈다.
토론토는 올 시즌 162경기 중 120경기를 치렀다. 류현진은 남은 시즌 8차례 정도 더 선발 등판할 전망이다.
올해 1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30대 중반에 수술받은 류현진이 후반기에 복귀하는 건 쉽지 않다. 혹시 돌아온다고 해도 선발 등판해 짧은 이닝을 소화하는 '오프너'나, 오프너와 불펜 사이에서 비교적 긴 이닝을 던지는 '브리지 가이'(bridge guy) 역할을 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류현진은 '완전한 선발'로 복귀했고, 3경기 만에 선발승을 따냈다. 최근 2경기 9이닝 비자책 행진도 벌이고 있다.
2020년 토론토와 4년 8천만달러에 계약한 류현진은 올 시즌 뒤 계약이 만료된다.
남은 8차례 등판에서 류현진이 '빅리그 경쟁력'을 유지하면, 2024년에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남아 승리 사냥을 이어갈 수 있다.
류현진이 내년에도 빅리그에 잔류한다면, 박찬호의 코리안 빅리거 최고령 승리 기록 경신도 노려볼 수 있다.
박찬호는 자신의 빅리그 마지막 등판이었던 2010년 10월 2일,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으로 플로리다 말린스전에 구원 등판해 아시아 투수 최다인 124승째를 거뒀다. 당시 박찬호의 나이는 37세 3개월 2일이었다.
류현진이 2024년 6월 27일 이후에 빅리그에서 승리를 챙기면, 코리안 빅리거 최고령 승리 기록에도 자신의 이름을 새긴다.
코리안 빅리거 만 36세 이후 승리 투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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