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BI, 에콰도르 대선후보 피살 사건 수사 합류

이우중 2023. 8. 14.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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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벌어진 에콰도르 야권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암살 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합류했다.

후안 자파타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이날 "FBI 팀이 이미 경찰 지도자들을 만났으며, 곧 비야비센시오 살해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검사들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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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벌어진 에콰도르 야권 후보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암살 사건의 배후를 밝히기 위해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합류했다.
에콰도르 대통령 후보였던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가 암살된 뒤 그의 러닝 메이트였던 부통령 후보 안드레아 곤살레스가 비야비센시오를 대신해 대선 후보로 나선다고 콘스트루예당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안드레아 곤살레스 부통령 후보. AP연합뉴스
FBI 요원들은 13일(현지시간) 에콰도르 경찰·검찰과 회의에 들어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후안 자파타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이날 “FBI 팀이 이미 경찰 지도자들을 만났으며, 곧 비야비센시오 살해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고 있는 검사들과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조수사는 앞서 기예르모 라소 대통령은 FBI에 암살 사건에 대한 수사 지원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탄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기자 출신으로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 당시 그의 뇌물수수 의혹을 보도해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일 열리는 조기 대선에 출마 의사를 표하며 마약 밀매와 갱단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비야비센시오는 공직자 부패에 대해 비판하고 카르텔과 정부 요원 간 밀착 의혹 등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을 이어온 바 있다. 이 때문에 갱단으로부터 지속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았으며, 에콰도르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후 그의 생전에 살해 위협 메시지를 보낸 인물로 지목되는 카르텔 수장을 이감시키기도 했다. ‘피토’라는 별명을 가진 아돌포 마시아스는 에콰도르 마약 밀매 카르텔인 ‘로스 초네로스’의 수장으로, 그는 전날 새벽 과야킬 제8교도소에서 에콰도르 최대 보안 교도소인 ‘라 로카’로 이감됐다.
에콰도르 육군 병사들이 지난 12일(현지시간) 과야킬에 있는 교도소8에서 ‘피토’란 별명으로 악명 높은 갱단 두목 호세 아돌포 마시아스 비야마르를 이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암살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에콰도르 정부는 주요 교도소를 대상으로 한 작전을 수행해 총기 및 탄약류, 마약, 방탄조끼 등을 대거 압수하는 등 뒤늦은 치안 강화 조처에 나섰다. 하지만 비야비센시오의 미망인 베로니카 사라우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남편이 숨진 뒤에야 국가가 갑자기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남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비야비센시오 후보 소속당인 '건설운동'은 이날 대체 후보로 저명 언론인 크리스티안 수리타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엘우니베르소와 디아리오라오라 등에 따르면 수리타 후보는 비야비센시오와 함께 에콰도르 탐사 저널리즘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기자 출신이다. 특히 코레아 전 대통령의 부패 행위를 파헤쳐 명성을 얻었다.
에콰도르 군인들이 13일(현지시간) 키토에서 대통령 토론이 시작되기 전 에콰도르 TV 본사 밖에서 경계를 서고 있다. AFP연합뉴스
건설운동은 성명에서 수리타에 대해 “비야비센시오 공약을 계승하고 부패 및 마피아와의 싸움에 있어 최전선에 설 수 있는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수리타 후보는 비야비센시오 후보 피격 당시 현장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정당은 환경운동가 출신인 안드레아 곤살레스 부통령 후보를 새 대선 후보로 내세운다고 발표했다가 만 하루 만에 철회했다. 이는 ‘이미 부통령 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 중인 사람은 대통령 후보로 다시 나설 수 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관련 규정 해석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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