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헌납'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운수 나쁜 날
[STN스포츠] 이형주 기자 = 캡틴 손흥민(31)에게 있어 그야말로 운수 나쁜 날이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13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그레이터런던지역 그레이터런던의 하운슬로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브렌트포드 FC와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둔 12일 한국 축구 팬들에게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다. 세계 최고의 리그인 EPL 소속 토트넘은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구단의 윙포워드 손흥민이 위고 요리스 골키퍼의 후임으로 클럽의 주장이 됐다"라고 알렸다.
손흥민은 주장으로 선임된 뒤 "이 거대한 클럽의 주장을 맡게 돼 큰 영광이다. 큰 놀라움이었고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모두가 주장처럼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가 그런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새 시즌, 새로운 시작이다. 이 셔츠와 완장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듣고도 믿기 힘든 소식이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는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 자질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새로운 주장이 되기 위한 이상적인 선택이다. 모두 그가 월드 클래스 선수라는 것을 알고 있고, 라커룸에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그는 스쿼드 내에서 엄청난 존재다. 단지 그가 인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가 이곳에서 그리고 한국의 주장으로서 경기에서 성취한 것 때문이다"라고 주장 선임의 이유를 전했다.
이후 치러진 이날 경기는 새 시대의 시작과 같은 경기였다. 신임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첫 공식전이자, 팀의 핵심이었던 해리 케인의 이적 후 치르는 첫 경기다. 또 무엇보다도 새로운 주장이 된 손흥민이 캡틴이 돼 치르는 첫 경기였다.
경기를 한 시간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굴리엘모 비카리오, 데스티니 우도기, 미키 반 더 벤, 크리스티안 로메로, 이메르송 로얄, 올리버 스킵, 이브 비수마, 제임스 매디슨,손흥민, 데얀 쿨루세브스키, 히샤를리송 지 안드라지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포메이션은 4-2-3-1이었다.
이에 맞서는 브렌트포드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마크 플레컨, 리코 헨리, 에단 피녹, 네이선 콜린스, 크리스토페르 아예르, 애런 히키,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피탈리 야넬트, 마티아스 옌센, 요안 위사, 브라이언 음뵈모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이날 손흥민은 주 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했다. 전반 10분 만에 프리킥 상황에서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득점이 나오면서 손흥민 주장 하 토트넘이 좋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토트넘의 초반 득점은 예기치 못한 변수를 낳았다. 이미 초반 충돌로 표정을 찡그린 로메로가 득점 상황 이후 헤더로 뇌진탕 증세를 보였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를 즉각 뺀 것이다. 수비의 중심이 빠지자 토트넘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토트넘은 전반 35분 요안 위사에게 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불운한 장면이 나왔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수비 커버 중 옌센의 드리블에 속아 발을 쳤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음뵈모가 성공시켰다. 이후 토트넘은 전반 종료 직전 동점골을 뽑아냈지만 끝내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28분 이반 페리시치와 교체돼 아웃됐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의 첫 경기에서 75분을 소화하고 나간 것이다.
같은 날 축구 통계 사이트 FOTMOB을 통해 6.2점의 낮은 평점을 받는 등 손흥민의 이날 경기에 대한 평가는 좋지 못했다. 최전방에서 같은 평점을 받은 히샤를리송 지 안드라지와 함께 낮은 평가를 받았다.
물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포함한 공격진을 다독였다. 같은 날 영국 언론 BBC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공격진에 위협적인 선수들을 가지고 있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라고 다독였다.
불운한 페널티킥 헌납과 공격 작업에서의 꼬인 개인 실타래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던 손흥민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시작에 불과하다. 불운했던 첫 날을 만회할 수 있는 날들은 엄청나게 남아있다.
STN스포츠=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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