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돌아오겠다" 36살 류현진은 약속 지켰다... 444일 만에 감격의 첫 승... 팀도 3연패 탈출 [TOR 리뷰]

김동윤 기자 2023. 8. 1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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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류현진이 지난 5월 24일(한국시간) 토론토로 복귀해 미소짓고 있다. /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공식 SNS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서 투구 후 내려오고 있다./AFPBBNews=뉴스1

"꼭 7월 안에 돌아오겠다."(지난해 12월 미국 출국을 앞두고서)
"무릎에 멍은 들었지만, 다음 경기 뛰는 데 지장 없다."(올해 8월 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을 마치고서)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약속을 지키는 사나이였다. 약속한 대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에서 13개월 만에 돌아와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고 그로부터 3경기 만에 왼쪽 무릎 타박상이란 악재가 있었음에도 첫 승을 신고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에 위치한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3 메이저리그(ML)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0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이날 경기는 두 가지 측면에서 관심을 끌었다. 하나는 류현진이 왼쪽 무릎 타박상에도 과연 전과 같은 건재함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었다. 그는 지난 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원정 경기에서 4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오스카 곤잘레스가 친 시속 97.7마일(약 157.2㎞) 타구에 맞고 그라운드를 굴렀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이 "종아리가 두 개 같다"고 농담할 정도로 퉁퉁 부었으나, 타박상으로 밝혀졌고 이번이 첫 경기였다.

다른 하나는 LA 다저스 시절 옛 동료 코디 벨린저(28)와 맞대결이었다. 류현진은 2019시즌을 끝으로 LA 다저스를 떠났고, 벨린저는 지난 시즌 종료 후 LA 다저스에서 방출 후 시카고 컵스에 합류했다. 벨린저는 올 시즌 18홈런 17도루에 3할 타율과 OPS(출루율+장타율) 0.9의 뛰어난 성적으로 MVP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43경기에서 타율 0.411(163타수 67안타), 11홈런 37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데이비드 로스 시카고 컵스 감독으로부터 "우리의 MVP"라는 극찬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승자는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벨린저와 두 번의 승부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직선타와 볼넷만을 내줬다. 컵스 타자를 상대로 포심 패스트볼 40개, 체인지업 24개, 커터 12개, 커브 10개 등 총 86개의 공을 던지면서 헛스윙을 5차례 끌어내는 데 성공,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전 승리 후 444일 만에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00에서 2.57까지 낮췄다.

타선 역시 역전 스리런 포함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을 기록한 달튼 바쇼를 비롯해 장·단 14안타로 시카고 컵스를 폭격하면서 11-4로 이기고 3연패에서 탈출했다. 66승 54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3위를 유지했다. 와일드카드 1위 탬파베이 레이스와는 5경기 차다.
매 이닝 풀카운트 승부에도 체인지업 3개로 헛스윙 삼진 3차례, 류현진의 체인지업 오늘(14일)도 빛났다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서 투구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토론토 블루제이스전 2회초 나온 류현진과 패트릭 위스덤의 투구 그래픽. /사진=MLB.com

류현진은 처음부터 직구, 체인지업, 커터, 커브 다양한 구종으로 시카고 컵스 타자를 상대해 나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1회초 크리스토퍼 모렐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으나, 니코 호너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뒷 상황이 아쉬웠다. 이안 햅에게 땅볼 타구를 유도했으나, 1루수 브랜든 벨트가 한 번에 포구하지 못하면서 주자가 올 세이프, 1사 1, 2루가 됐다. 벨린저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어렵게 좌익수 직선타로 잡아낸 류현진은 댄스비 스완슨에게 좌익선상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시속 103.5마일(약 166.6㎞)의 날카로운 타구였다.

2회에는 주 무기 체인지업이 또 한 번 빛을 발하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패트릭 위스덤을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탄착군을 형성하며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이후 두 타자는 공 5개로 가볍게 요리했다.

3회에는 포수 대니 잰슨의 어깨가 빛났다. 1사에서 호너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잰슨이 2루 도루 저지에 성공해 2아웃이 됐다. 햅은 공 6개로 우익수 뜬 공 처리했다.

MVP 후보 벨린저에게는 끝까지 바깥쪽 승부를 가져갔으나, 좀처럼 속지 않았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선 벨린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후속타자들을 공 11개로 잡아내면서 투구 수를 절약했다. 위스덤을 삼진 잡을 때 낮게 들어가는 체인지업은 전성기 시절 류현진의 투구를 보는 듯했다.

5회는 더 간단했다. 닉 마드리갈, 미구엘 아마야, 모렐을 차례로 3루수 땅볼-투수 앞 땅볼-좌익수 뜬 공 처리한 류현진은 6회를 앞두고 헤네시스 카브레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떠났다.

총 투구 수는 86개에 불과해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노려봄직했으나, 토론토도 류현진이 지난 경기서 왼쪽 무릎 타박상을 당한 것을 고려해 무리하지 않았다.
'1회 2실점' 류현진 부담 덜어준 달튼 바쇼 역전 스리런→2회 5득점 빅이닝, 토론토 3연패 탈출+류현진 444일 만에 첫 승
토론토의 달튼 바쇼가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역전 스리런을 때려낸 뒤 타구를 응시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류현진./AFPBBNews=뉴스1
벨트의 실책을 바쇼가 달래줬다. 2회말 캐반 비지오의 안타, 잰슨의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해 만들어진 무사 1, 2루에서 바쇼는 컵스 선발 제임스 타이욘을 상대로 우월 스리런을 때려내 3-2 역전을 만들었다.

이후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헛스윙 삼진, 폴 데용이 3루수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윗 메리필드가 안타에 이어 2루 도루로 분위기를 되살렸다. 벨트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조지 스프링어가 연속 적시타로 5-2를 만들었다.

토론토의 타선은 계속해 불을 뿜었다. 4회말 무사 1, 2루에서 게레로 주니어는 다시 한 번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후 스프링어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바쇼 역시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토론토는 8-2로 달아났다.

시카고 컵스도 7회초 위스덤의 투런포로 추격했으나, 8회말 2사 1, 3루에서 에스피날이 좌전 1타점 적시타, 데 용이 우전 1타점 적시타, 메리필드가 좌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연속해 때려내면서 쐐기를 박았다.

류현진은 첫 승을 거뒀고 메리필드는 6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리드오프 역할에 충실했다. 게레로 주니어, 비지오, 바쇼는 각각 멀티히트에 성공했다.

컵스 선발 타이욘은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난타당하면서 시즌 7패(7승)째를 기록했다.
8월 14일 시카고 컵스-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라인업
14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의 토론토 선발 라인업./사진=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 공식 SNS
시카고 컵스 : 크리스토퍼 모렐(지명타자)-니코 호너(2루수)-이안 햅(좌익수)-코디 벨린저(중견수)-댄스비 스완슨(유격수)-스즈키 세이야(우익수)-패트릭 위스덤(1루수)-닉 마드리갈(2루수)-미구엘 아마야(포수). 선발 제임스 타이욘.

토론토 블루제이스 : 윗 메리필드(좌익수)-브랜든 벨트(1루수)-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지명타자)-조지 스프링어(우익수)-캐반 비지오(2루수)-대니 잰슨(포수)-달튼 바쇼(중견수)-산티아고 에스피날(3루수)-폴 데용(유격수). 선발 류현진.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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