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는다" 깐깐해진 VC 문닫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홍창기 2023. 8.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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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벤처캐피털)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꺼리면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고사하고 있다.

올해 들어 빅테크 주가가 반등하고 투자자들이 AI(인공지능)에 열광하는 가운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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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VC 초기 투자에서도 스타트업 실적 요구
2021년 초 펀딩받은 美 스타트업 올 하반기 위기 맞을 것

벤처캐피털이 스타트업 투자를 꺼리면서 올해 하반기에 도산하는 스타트업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의 한 지역 테크 빌리지에서 열린 스타트업 취업 박람회. /사진=AP뉴시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VC(벤처캐피털)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꺼리면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고사하고 있다. 올해 들어 빅테크 주가가 반등하고 투자자들이 AI(인공지능)에 열광하는 가운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다가가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신규자금 수혈을 위한 돈줄이 막히면서 올해 하반기에 폐업하는 스타트업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올해 2·4분기 스타트업 투자 규모 50% 급감

13일(현지시간)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초기 단계에 있는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액은 전년 동기대비 49% 급감한 100억 달러에 그쳤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리스크 등으로 금융 시장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풍부한 유동성과 낮은 대출금리로 스타트업들은 여러 차례의 펀딩 라운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유니콘의 꿈을 키우며 계속 도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더 이상 VC들이 스타트업들을 기다려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VC들이 뚜렷한 매출 증가세가 없거나 수익을 담보할 수 없는 스타트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피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하는 VC 루트벤처스의 제너럴파트너 리 에드워즈는 "요즘 스타트업이 시리즈 A 펀딩을 받으려면 매출 실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VC들이 스타트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타트업 툴체인의 CEO(최고경영자) 벤지 와인버거는 60명이 넘는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거절당했다. 추가 펀딩 위해 필요한 빠른 매출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툴체인은 올 여름 문을 닫았다. 루트벤처스의 에드워즈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스타트업 팀과 그들의 꿈을 보고 투자하지만 그런 투자가 예전보다 훨씬 덜하다"라고 말했다.

VC 스타트업 투자 기준 높아져...폐업 스타트업 속출할 것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준이 높아지면서 스타트업 자금 조달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물론, 스타트업 폐업도 가속화시키고 있다. 스타트업의 실패를 추적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몇 달 동안 VC 지원을 받은 기업들이 꾸준히 사업을 중단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마이클 조던을 비롯한 유명인들로부터 2000만 달러를 투자받은 모바일 스포츠 플랫폼인 버저는 지난 6월에 사업을 중단했다. 사진 공유앱을 앞세워 한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했던 포파라찌(Poparazzi)도 서비스를 종료했다.

스타트업 펀딩 라운드는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게 최소 2년 동안 충분한 자금을 제공하는 만큼 지난 2021년에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일부 스타트업은 곧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이 높다. 위기에 몰린 스타트업은 고객, 직원, 투자자에게 보상할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계좌가 바닥나기 몇 달 전에 폐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올해 하반기에 문을 닫는 스타트업이 더욱더 많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브리웨어벤처스의 매니징 파트너인 제니 필딩은 "호황기에는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던 스타트업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도 이들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더 많은 스타트업이 폐업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VC(벤처캐피털) 안데르센호로위츠의 샌드 힐 로드 사무실. /사진=홍창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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