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신지애, 7년 만에 나선 AIG 오픈서 3위…우승은 릴리아 부(종합)

"퍼팅 아쉽지만 최선 다했다"…김효주·양희영 공동 4위
부, 메이저 시즌 2승째…한국, 2년만에 '메이저 무관'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베테랑 신지애(35·스리본드)가 7년만에 나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AIG 위민스 오픈(총상금 900만달러)에서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인 3위에 올랐다.

신지애는 13일(현지시간) 영국 서리의 월턴 히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신지애는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신지애는 2008년과 2012년 등 두 차례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하지만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무대에 자리를 잡은 이후로는 좀처럼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올해는 공동 16위를 차지했던 2016년 이후 7년만에 이 대회에 나섰는데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7월 US 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으로 활약했던 신지애는 이번 대회에서도 3위로 활약하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였다.

3라운드까지 공동 7위였던 신지애는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강풍 속에서 분전했다.

그는 4번홀(파4)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6번홀(파5)에서 만회했다.

이후 좀처럼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지만 보기도 범하지 않은 신지애는 14번홀(파4)과 16번홀(파5)에서 버디로 타수를 줄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신지애는 경기 후 "샷은 안정적이어서 많은 찬스를 잡았는데 퍼팅이 따라주지 못해 아쉽다"면서 "그래도 이 코스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다는 자체로도 위안이 된다.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만에 LPGA투어에 오니 예전과 다른 분위기였다. 규모가 커지면서 선수들 몰입도가 높아졌고 나 역시 신중하게 했다"면서 "계절학기 느낌으로 LPGA투어에 왔는데 다시 일본투어로 돌아가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한 타 뒤진 공동 3위로 역전우승의 기대를 모았던 김효주(28·롯데)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주춤했다.

김효주는 이날 버디 3개와 보기 5개를 묶어 2오버파 74타로 흔들렸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가 된 김효주는 양희영(34)과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시즌 7번째 '톱10'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도 우승 목표를 달성하진 못했다.

김효주는 "성적이 잘 나오고 있긴 하지만 꾸준한 것보다 1등이 더 좋다"면서 "운동선수라면 우승을 해야하는 만큼 다음 번엔 꼭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희영은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3개 등으로 2타를 줄인 덕에 순위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 세 번째 '톱10'의 성적으로 만족스러운 성과를 냈다.

우승은 릴리아 부(미국)에게 돌아갔다. 부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한 개를 묶어 5언더파를 추가,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로 2위 찰리 헐(잉글랜드·8언더파 280타)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135만달러(약 17억9000만원).

올 2월 혼다 타일랜드에서 LPGA투어 데뷔 4년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던 부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 셰브론 챔피언십에 이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며 완벽한 한해를 장식하게 됐다.

부는 올 시즌 가장 먼저 3승 고지를 밟음과 동시에 유일한 메이저 2승 달성자가 돼 '롤렉스 아니카 메이저 어워드'도 수상하게 됐다.

신지은(31·한화큐셀)과 이정은6(27·대방건설)는 최종합계 1언더파 287타 공동 16위,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은 이븐파 288타 공동 21위로 마무리했다.

고진영(28·솔레어)은 1오버파 289타 공동 30위, 이번 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렸던 전인지(29·KB금융그룹)는 3오버파 291타 공동 40위에 그쳤다.

한편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치러진 5개 메이저대회를 '무관'으로 마쳤다. 한국이 메이저대회에서 1승도 따내지 못한 것은 2021년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KPMG 위민스 챔피언십의 전인지 이후 메이저 타이틀과 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