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쿨파]‘컨트리 가든 사태’ 中부동산 위기, 한국은?
한국도 중국과 비슷한 상황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중국의 주요 부동산개발업체 에버그랜드(중국명 헝다)에 이어 컨트리 가든(중국명 벽계원)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자 그 여파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컨트리 가든은 지난 6일 만기 도래한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에 대한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를 상환하지 못했다. 컨트리 가든이 30일 이후에도 이자를 갚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 처리된다.
앞서 2년 전 중국의 유명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도 디폴트 위기를 맞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었다. 헝다 사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신평사 무디스는 10일 디폴트 위기를 이유로 컨트리 가든의 신용 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7단계 하향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컨트리 가든이 헝다보다 4배 많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헝다보다 더한 충격을 중국 부동산 시장에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둥성 남부 포산시에 본사를 둔 컨트리 가든은 2017년 에버그랜드를 제치고 1위 부동산 개발업체에 올랐다. 이후 2022년까지 1위를 지키다 최근 매출이 급감, 현재는 6위에 랭크돼 있다.
블룸버그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크리스티 훙은 "컨트리 가든은 현재 에버그랜드보다 4배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어 디폴트를 선언하면 에버그랜드보다 중국 부동산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의 디폴트 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 많은 돈이 부동산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에 빠졌다. 세계 주요 경제에서 디플레이션 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나라는 일본을 제외하고 중국이 유일하다. 일본은 만성적 디플레이션 국가다.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연준의 목표치 2%를 크게 상회한다. 이에 따라 연준이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도 지난 6월 CPI가 7.3%를 기록, 영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이 금리를 더욱 올릴 전망이다.
그런데 유독 중국만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 지난 9일 중국국가통계국은 7월 CPI가 전년 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 CPI는 2021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의 닛케이는 중국의 고령화, 초과 저축이 버블 이후 일본과 매우 유사하다며 중국이 ‘제2의 일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은 부동산 버블이 터진 이후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보내야 했다.
일단 소비자들이 소비를 하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소비를 주도해야 할 청년들은 직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청년 실업률은 20%를 상회한다. 중국 대학생들이 졸업식에서 '시체놀이'를 할 정도다.
일본인들도 부동산 버블 붕괴 이후 돈을 은행에 묻어두고 소비를 하지 않았다. 6월말 현재 중국인들은 약 6조7000억 달러(약 8810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예금으로 은행에 묶어 두고 있다.
중국의 인구가 감소세에 접어든 것도 일본과 비슷하다. 올해 중국의 신생아는 700만 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이는 5년 전의 절반이다. 이에 따라 급격하게 사회가 고령화하고 있다. 전체 인구도 이미 인도에 추월당했다.
인구감소는 노동력 부족은 물론 소비시장 위축을 의미한다. 중국이 인구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장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미중 패권전쟁 격화로 그동안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 7월 수출은 전년 대비 14.5% 급감했다. 이로써 중국은 멕시코, 캐나다에 이어 미국의 3위 수입국으로 전락했다. 그동안 중국은 부동의 1위였다.
중국 경제가 개혁개방 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경기를 부양시키는 방법은 소비 진작 이외에 별로 없다. 그동안 ‘전가의 보도’였던 인프라 투자는 이를 남발한 결과, 지방정부가 모두 빚더미에 앉아 더 이상 여력이 없다.
소비 진작 이외에 특단의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돈이 부동산에 묶여 있다. 중국인들이 아파트에 ‘몰빵’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는 없다. 일단 중국 경기가 둔화하면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기도 둔화한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제상황도 중국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지난 2분기 한국의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6%에 불과했다(중국은 0.8%). 수출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도 중국처럼 내수 진작 이외에 특별한 대책이 없다. 그런데 한국인들도 아파트에 올인, 소비 여력이 크지 않다. 한국과 중국이 '데칼코마니'(판박이)인 것이다.
sino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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