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왕이 431일 만에 홈런쳤는데 팬들은 실망했다…무홈런 MVP 무산됐으니까

신원철 기자 2023. 8. 14.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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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죽지 않는 타자 LG 홍창기가 개막 후 97경기 456타석 만에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무려 431일 만에 홈런 손맛을 봤는데, 어떤 팬들은 홍창기의 홈런이 아쉽다고도 한다.

홍창기도 '무홈런 최고 타자'라는 팬들의 찬사를 알고 있었다.

홍창기는 "팬분들이 많이 알려주시더라. 무홈런 타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기록 이런 것도 알려주셨다. 그래도 (무홈런 기록에)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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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루율 1위 홍창기가 개막 후 97번째 경기에서 첫 홈런을 터트렸다. ⓒ연합뉴스
▲ 홍창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가장 죽지 않는 타자 LG 홍창기가 개막 후 97경기 456타석 만에 시즌 첫 홈런을 날렸다. 무려 431일 만에 홈런 손맛을 봤는데, 어떤 팬들은 홍창기의 홈런이 아쉽다고도 한다.

'홈런 없는 MVP 후보' 타이틀을 가질 수 없게 돼서다.

홍창기는 13일 잠실 키움전에서 6번 타석에 들어서 4번 출루했다. 상대 실책까지 더하면 모두 5번이나 1루를 밟았다. 이 가운데 가장 팬들을 열광하게 만든 장면은 8회 나왔다. 키움 투수 홍성민을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개막 후 97경기 456번째 타석에서 나온 시즌 첫 홈런이었다. 지난해 6월 8일(KIA 홍상삼 상대) 마지막 홈런으로부터 431일 만에 다시 홈런을 쳤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경기 후 홍창기는 "상대 투수(홍성민)가 체인지업이 좋은 투수라 구종을 생각하고 있었다. 앞쪽에서 잘 맞았다"고 겸손하게 얘기했다.

100경기가 가까워지도록 홈런이 나오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하나 치고는 싶었는데 그래도 신경은 안 쓰고 있었다. 오늘은 운 좋게 앞에서 잘 걸려서 홈런이 나왔다"며 "올해는 넘어갈 만한 타구들이 워닝트랙에서 잡히기도 하고 2루타가 된 적도 있다. 그러다 보니 홈런이 평소보다 더 늦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이 홈런으로 진기록에 도전할 자격을 놓쳤다. 홈런 없이 가장 점수를 잘 만들어내는 타자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없게 됐다.

홍창기는 13일까지 wRC+(조정 가중 득점 생산력) 158.4로 전체 4위에 올라있다. 홍창기 앞으로도 뒤로도 홈런이 하나 뿐인 선수는 없다. 점수를 내는 가장 확실한 수단인 홈런이 없는데도 리그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생산성을 자랑한다. 홍창기가 그만큼 독특한 선수라는 얘기다.

출루율이 선구안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는 하지만, 단순히 볼을 골라내기만 한다고 좋아질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좋은 타구를 만들지 못하는 타자라면 승부해서 잡아내면 그만이다. 그러다 보니 투수들의 견제를 받는 거포들이 출루율에서도 유리하다. 그런데 홍창기는 홈런이 없어도 높은 출루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0년 이후 494경기에서 출루율 0.428로 1위인데 홈런은 단 11개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홍창기도 '무홈런 최고 타자'라는 팬들의 찬사를 알고 있었다. 홍창기는 "팬분들이 많이 알려주시더라. 무홈런 타자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기록 이런 것도 알려주셨다. 그래도 (무홈런 기록에)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 "홈런이 없는데 그렇게 높은 순위에 있다는 게, 그만큼 (다른 방법으로) 팀에 기여를 했다는 의미니까 그 점은 좋다"고 덧붙였다.

무홈런 기록이 깨져 아쉽다는 팬들의 반응도 농담일 뿐이다. 홍창기의 홈런이 나온 시점은 점수 16-8에서 17-8이 되는 8회말이었다. 이미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인데도 LG 팬들은 홍창기의 마수걸이포에 열광했다. 공수교대 후에도 응원 열기가 식지 않았을 정도다.

홍창기는 "평소에도 수비 나갈 때마다 이름 불러주셨는데 아까는 홈런을 치고 난 뒤라 더 크게 불러주신 것 같다. 나보다 내 홈런을 더 기뻐해주시고 칭찬해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오늘도 찾아와 주셔서 감사드리고 끝까지 야구장에서 함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팬들과 함께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 홍창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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