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더블 역세권’ 합격점, 차량기지 신경쓰여… 초·중교 교육환경도 ‘글쎄’[청계SK뷰]

조은임 기자 2023. 8. 14.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직주근접’ 신혼부부들 관심 높은데… 용답초, 성인이 15분 걸어야
바로 옆 ‘청계리버뷰자이’ 곧 청약… “대단지가 낫죠” 반응도
청계천 수변공원 이용 가능하지만 “2호선 차량기지뷰 아쉬워”
11일 견본주택 열고 22일 1순위 청약… 일반분양가 3.3㎡당 3764만원

지난 9일 오후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서 차로 달려 도착한 ‘청계 SK뷰’ 현장. 이달 청약을 앞둔 이 단지는 장점이 분명한 곳이었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 121에 있는 ‘청계 SK뷰’까지는 강남 업무지구에서 성수대교를 건너 내부순환로를 타자 20분 남짓 걸렸다. 출퇴근 시간대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도 강북 일대에서 이 정도의 강남 접근성은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동부간선도로 또한 지척에 있어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기도 편리해 보였다. 동부간선도로의 경우 지하화 사업을 앞두고 있다.

지난 9일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121 일원에 위치한 '청계 SK뷰' 공사현장의 모습.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1일 견본주택의 문을 열었고, 2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다./조은임 기자

2호선(지선) 신답역, 5호선 답십리역 등 두 지하철역도 도보 3~5분이면 갈 수 있어 ‘더블 초역세권’으로 봐도 무방했다. 광화문·시청 일대와 여의도 등 강북권의 주요 업무지구로의 이동도 쉬운 셈이다. 10년전 지역주택조합으로 출발해 일반분양까지 성공적으로 추진해 온 데는 이같은 입지 조건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청계 SK뷰’는 과거 신답역 사거리의 ‘명문예식장’과 그 인근 주택가 일부를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개발한 곳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1일 견본주택의 문을 열었고, 22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하 5층~지상 34층, 3개 동, 전용면적 59~84㎡ 총 396가구가 공급되는데, 그 중 59㎡ 107가구, 84㎡ 1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분양가는 3.3㎡당 3764만원이다.

성동구 용답동의 A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서울 어디든 이동하기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청약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끌 것으로 본다”면서 “두 개 노선을 이렇게 가깝게 끼고 있는 입지는 서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신답역 사거리에서 바라본 '청계 SK뷰' 공사현장의 모습./조은임 기자

‘직주근접’이라는 장점 만큼 단점도 ‘교육환경’으로 분명했다.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는 용답역 인근의 용답초등학교로, 현장에서 걸어갔을 때 15분이 걸렸다. 성인 걸음으로 15분이라면 어린 초등학생이 혼자 걸어가기엔 무리인 거리다. 걸어가야 하는 길 또한 안전하다고 볼 수 없었다. 등교 기준으로 왼편에는 용답1, 2구역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 추진 지역으로, 빽빽한 빌라촌이 위치해 있다. 오른편에는 용답역에서 2호선 차량기지로 길게 이어지는 펜스가 있어 1차선 도로로만 이동이 가능했다. 이 길로 가지 않으면 각종 식당과 술집이 있는 용답동 로데오를 지나가야 한다. 중학생인 자녀가 갈 수 있는 동대문중학교는 도보로 17분, 버스로는 10분이 걸려, 더 먼 거리에 있었다. 직주근접과 평형 구성을 고려하면 신혼부부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지만, 교육환경은 고민해야 할 지점으로 보였다.

용답동의 B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지하철 역도 가깝고 버스 노선도 상당히 좋은 편이지만 초·중학교가 멀다는 점은 단점이기는 하다”면서 “주민들이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동네라 교육환경이 좋아지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용답초등학교 정문의 모습./조은임 기자
지난 9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계 SK뷰' 공사현장에서 용답초등학교로 향하는 길목의 모습. 왼편에는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 빌라촌이 위치해 있고, 오른편에는 용답역, 2호선 차량기지 펜스가 있다./조은임 기자

‘청계 SK뷰’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청계천’을 바로 옆에 끼고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차후 아파트가 완공된 후에는 청계천을 ‘내 집 정원’ 누리듯 이용하기에 충분했다. 동남향인 가구라면 ‘청계천 뷰(view)’ 또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호선 차량기지’가 붙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청계천 수변공원으로 가기 전에 이 차량기지를 지나야 하고, 철길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모습을 청계천과 함께 내려다 봐야 한다.

단지 바로 옆 167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인 ‘청계리버뷰자이’가 곧 분양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청약예정자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 일 수 있다. 일반분양 물량만 797가구 나오는데, ‘청계 SK뷰’가 전용 59㎡가 분양물량의 대부분인 것과 달리 전용 78㎡도 상당물량 청약이 가능하다. 모든 입지적 조건이 동일한 가운데 대단지와 평형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오후 내부순환로에서 바라본 2호선 차량기지의 모습. 용답역에서 2호선 차량기지까지 철로가 청계천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다./조은임 기자

용답동의 C부동산중개소 대표는 “이 일대에서는 400가구에 불과한 ‘청계 SK뷰’보다는 ‘청계리버뷰자이’가 더 낫지 않냐고 본다”면서 “지주택 사업을 추진하면서 자금사정으로 수 차례 시공사가 바뀌기도 했다”고 했다.

지주택으로 사업이 추진돼 온 ‘청계 SK뷰’는 비규제지역에 위치해 있지만 조합원 물량의 거래가 불가하다. 하지만 지난해 지주택 분양자 중 부적격자의 물량이 20~30건 거래가 됐다. 당시 거래가는 전용 59㎡가 10억원 수준이었다. 공개된 분양가를 기준으로 단순환산 했을 때 일반분양가는 전용 59㎡ 9억3700만원이다. 인근의 신축 대단지 힐스테이트 청계 전용 59㎡가 지난달 9억9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어, 실거래가 대비 소폭 저렴하게 공급되는 셈이다.

지난 9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용답동 로데오 거리의 모습./조은임 기자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