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류현진'에 도전하는 'QS머신' 고영표…"선발은 긴 이닝 끌어줘야"
9이닝 당 볼넷 0.75…"안타 맞아도 볼넷 줄이는 게 우선"
(수원=뉴스1) 권혁준 기자 =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 7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1년에 22번 했다고요?"
2010년 KBO리그를 평정했던 류현진(36·당시 한화)의 기록을 들은 KT 위즈 에이스 고영표(32)가 놀라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만 23세의 류현진은 당시 '언터처블'에 가까운 투수였다. 25경기에 등판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쳤다. 전체 등판 가운데 딱 3경기를 제외한 22경기에서 QS+를 기록했으니 놀라운 시절이었다.
고영표는 "퀄리티스타트(QS,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도 20번을 하는 게 어려운데 QS+를 20번 넘게 했다니 대단한 기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영표 스스로 그 '대단한 기록'에 근접해가고 있다.
고영표는 올 시즌 현재까지 21경기(20선발)에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2.51을 기록 중이다. 다승은 공동 4위, 평균자책점도 6위로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지만 리그에서 누구보다 좋은 기록을 내고 있는 분야가 바로 QS다.
그는 현재까지 17차례의 QS를 기록했다. 3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막아준 것이다. 2위는 라울 알칸타라(두산·16회)이고, 토종 투수 중 2위인 안우진(키움), 원태인(삼성·이상 13회)과는 격차가 큰 편이다.
QS는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유용한 지표로 꼽힌다. 매 경기 꾸준하게 제몫을 해냈는 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다.
여기서 '특급투수'를 가려낼 수 있는 지표는 QS+다. QS에서 1이닝을 더해 7이닝 이상을 소화해내는 '이닝 이팅' 능력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80~90년대를 풍미했던 투수 출신 이강철 KT 감독 조차도 "6이닝 3실점은 욕 먹을 투구지만, 7이닝 3실점부터는 그래도 좀 낫다고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다.
올 시즌 QS+ 부문에서 고영표를 따라올 이는 없다. 17차례의 QS 중 15차례가 QS+였다. 고영표 외에는 QS+ 10번을 넘긴 투수도 없다. 2위는 데이비드 뷰캐넌(삼성·9회), 3위는 안우진(8회)이다.
고영표도 이 기록을 의미있게 여기고 있다. 그는 "QS+는 가장 만족스러운 기록이다. 7이닝 이상 피칭을 많이 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면서 "긴 시즌을 치르는 선발투수라면 공격적인 피칭을 통해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한다. 위기에서도 승부를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투수들의 분업 체계가 확립된 현대 야구에서 선발투수가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다.
역대 KBO리그에서 한 시즌 20회 이상의 QS+를 기록한 사례는 총 12차례였는데, 2000년대 이후로 국한하면 2006년, 2007년의 다니엘 리오스(두산·22회, 21회)와 2010년의 류현진(22회), 2012년의 브랜든 나이트(넥센·20회) 등 4차례 뿐이다.
리오스가 이후 약물 의혹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수하게 인정할 만한 기록은 류현진과 나이트 둘 뿐이다.
현재 15회를 기록 중인 고영표는 최소 20차례의 QS+를 노려볼 만 하다. 지난 13일 휴식 차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는데, 열흘 휴식 후 돌아올 것을 감안하면 6~7차례의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고영표는 "하다보니 이런 기록이 만들어졌는데 20차례까지는 도전해보고 싶다"면서 "WBC를 다녀온 뒤 시즌 초반 폼이 안 올라왔는데, 그때도 긴 이닝을 잘 버텨준 덕에 여름에 반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QS+ 뿐 아니라 또 하나의 대단한 기록에도 도전한다. 적은 볼넷 개수다.
고영표는 현재까지 132⅔이닝에서 단 11개의 볼넷만 내줬다. 9이닝당 볼넷 개수가 0.75개에 불과하다.
올 시즌은 물론이고 최근 10년간 KBO리그에서 규정이닝을 소화하며 9이닝당 볼넷이 한 개도 되지 않은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고영표 역시 "시즌 막바지까지 기회가 온 만큼 KBO리그 역사에 남는 기록을 만들고 싶다"면서 "나는 볼넷이 적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유형의 투수다. 안타를 많이 맞더라도 볼넷을 주지 않는 투구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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