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않는 패스와 절망의 히샬리송, 손흥민은 개막전부터 케인이 그립다

김성수 기자 2023. 8.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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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득점을 만들기 좋은 패스는 손흥민에게 오지 않고, 히샬리송은 스트라이커로서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개막전부터 해리 케인을 그리워할만 했다.

ⓒ스포츠코리아

토트넘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오후 10시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 브렌트포드와의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75분을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 사냥에는 실패했다.

토트넘은 이른 시간부터 선제골을 작렬했다. 전반 11분 제임스 메디슨이 브렌트포드 페널티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오른발로 감아올린 프리킥을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문전을 쇄도해 헤딩골로 연결했다. 이후 VAR 판독에서도 온사이드로 판정되며 토트넘의 득점이 인정됐다. 하지만 로메로는 득점 직후인 전반 14분 다빈손 산체스와 교체 아웃되며 부상을 의심케 했다.

손흥민은 전반 23분 토트넘 박스 안으로 수비 가담을 위해 달려가다가 오른발로 브렌트포드 마티아스 옌센의 왼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주심은 최초에 파울이 아니라고 보고 넘어갔지만 이후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전반 26분 키커로 나선 브렌트포드 음뵈모가 왼발 침착한 슈팅으로 골문 왼쪽 아래에 공을 밀어넣으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브렌트포드가 역전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뒤집었다. 전반 36분 리코 헨리가 에메르송 로얄과의 몸싸움에서 이겨낸 뒤 토트넘 박스 안으로 왼발 컷백 크로스를 넣었다. 요아네 위사가 바로 왼발 슈팅을 때린 것이 토트넘 수비수 미티 판 더 펜의 발을 맞고 굴절돼 토트넘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브렌트포드의 2-1 역전.

하지만 토트넘의 집중력은 만만치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5분 메디슨의 페스를 상대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받은 에메르송 로얄이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브렌트포드 골망을 흔들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는 이 스코어 그대로 끝났다.

ⓒAFPBBNews = News1

풀백을 중앙으로 좁혀 적극적으로 공격하게 하는 전술을 애용하는 토트넘의 새 감독 포스테코글루는 이날 개막전에서도 같은 전술을 펼쳤다. 이에 토트넘의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손흥민보다 더 높이 올라온 경우도 잦았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라인을 올리고 높은 위치에서 상대를 가두고 득점을 노리는 운영을 주로 가져갔다. 또한 메디슨 등 미드필더들은 중앙으로 모인 풀백이나 스트라이커인 히샬리송을 향한 침투 패스를 자주 시도했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받을 때는 이미 상대 수비가 자리를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손흥민은 측면으로 상대 수비를 유인해 중앙으로 침투하는 동료들에게 공간을 열어주는 사실상의 미끼 역할을 수행했다.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역습 상황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는 공격수인데 토트넘이 이미 라인을 한껏 올리고 상대를 가둬놓는 전술을 펼치니 손흥민이 빠르게 달릴 상황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또한 사실상 미끼가 되다 보니 손흥민이 가장 좋은 득점 기회를 맞이하는 경우는 팀 동료의 직접 패스보다는 상대가 걷어낸 공이나 굴절된 슈팅이 본인에게 흘러들어왔을 때였다. 손흥민은 이렇게 우연에 가까운 기회를 살려야 했기에 공 운반 등 체력에 부담을 주는 임무를 맡지 않아도 득점을 만들기가 어려웠다.

손흥민을 미끼로 썼다면 중앙의 스트라이커 히샬리송이 잘해줘야 했는데 전혀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 후반 44분 문전에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맞이했을 때는 수비수를 제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성의 없는 오른발 슈팅을 때리며 토트넘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히샬리송이다.

ⓒAFPBBNews = News1

손흥민 입장에서는 뮌헨으로 떠난 케인이 생각날만한 개막전이었다. 케인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공식전 435경기에서 280골을 터뜨리고 3번의 EPL 득점왕을 차지한 토트넘 구단 사상 최고 골잡이다. 손흥민과는 2015~2016시즌부터 8시즌 동안 서로의 득점을 도우며 총 47골을 합작했다. 손흥민이 24골, 케인이 23골을 넣으며 토트넘의 '손-케 듀오'로 떠올랐다.

찬란했던 케인과의 시간이 그리울만한 손흥민의 혹독한 주장 신고식이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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