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폭 역사 뒤바꿨다…강남 한복판 피로 물든 서진회관[뉴스속오늘]

"야, 방이 너무 좁아. 방 좀 바꿔줘!"

맘보파는 '조폭계의 전설' 김태촌이 두목으로 있는 서울 3대 조직 '범서방파'의 방계 조직으로, 강남 3구 일대를 중심으로 세력을 과시하고 있었다. 그 옆방인 16호실에는 대한유도대학(지금의 용인대) 선후배 사이로 자신들을 서울 목포파로 부르던 8명이 술을 즐기고 있었다. 당시 서울 목포파는 경찰 관리 대상에도 오르지 않은 신출내기 조직이었다.
그때 한창 술을 마시며 흥에 취해있던 17호실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맘보파 일행들이 종업원을 불러 "다른 방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종업원이 "오늘은 빈방이 없다"며 거부하면서, 일부 조직원들이 종업원에게 폭력을 휘두르기 시작한 것. 그때 16호실에서 호출이 왔고 울며 방으로 들어온 종업원을 본 서울 목포파 조직원이 자초지종을 물었고, 상황을 전해 들은 목포파 일행은 옆방에 김태촌을 모시는 전국구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집단 살인사건에 관심이 높아진 데다, 경찰이 대대적 수사에 착수하자 일부 조직원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경찰에 자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 실제 현장에도 없고 사건과 무관한 주변 인물들을 위장 자수하게 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기도 했다. 장진석(부두목)과 김동술은 전북 임실군의 한 저수지 내 외딴섬에 숨어 낚시꾼으로 위장해 은둔하고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위장 자수한 이들을 확인하고 실제 사건에 가담한 조직원들을 알아내면서 수사망은 점차 좁혀졌다. 경찰은 정보망을 총동원한 끝에 도주한 장진석과 김동술의 위치를 파악, 무술 고단자인 형사 5명을 현장에 급파했다. 경찰의 접근을 눈치챈 장진석과 김동술은 흉기들을 들고 끝까지 저항했으나 결국 검거됐다. 검거 당시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무슨 말이 듣고 싶소?"라고 태연히 되묻는 장진석의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사건 발생 4개월 뒤인 1986년 12월26일, 1심에서 가해자인 서울 목포파의 장진석, 고금석, 김동술, 김승길에게 사형, 박영진에게는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듬해 5월2일 항소심에서는 김승길은 무기징역으로, 박영진은 20년형으로 감형됐다. 이후 상고를 거치면서 같은 해 10월13일 대법원에서 장진석 역시 무기징역으로 감형받았다. 직접적 살인을 저지른 김동술과 고금석은 사형이 확정돼 1989년 8월4일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이 사건은 1990년 10월13일 노태우 정부가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는 데도 영향을 끼쳤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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