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련한 류현진, 뜨거운 컵스 타선 잠재웠다…체인지업도 위력

5이닝 2실점 비자책 호투
1회 불운 속 2실점, 2~5회 깔끔한 무실점 투구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노련한 투구를 펼쳐 메이저리그(MLB) 후반기에서 가장 화력이 뜨거운 시카고 컵스 타선을 봉쇄했다.

류현진은 14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컵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지난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4이닝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비자책 투구를 펼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을 2.57로 낮췄다.

류현진은 토론토가 8-2로 앞선 상황에서 교체돼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했다. 류현진이 승리를 따낸다면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3번째 등판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두게 된다.

이날 류현진은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만났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 있는 컵스는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19승9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팀이다. 12일과 13일 토론토와 경기에서도 모두 승리를 챙겼다.

특히 컵스는 막강한 화력을 자랑하고 있는데 후반기 28경기에서 무려 183점을 뽑았다. 2일과 3일 경기에서는 신시내티 레즈를 상대로 각각 20점, 16점을 따내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토론토와 3연전 스윕을 노린 컵스는 류현진을 의식, 우타자 8명을 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런 컵스를 상대로 뛰어난 완급 조절을 펼쳐 안타 2개만 맞는 등 역투를 펼쳤다.

류현진은 직구(40개), 체인지업(24개), 커터(12개), 커브(10개)를 고르게 던지며 컵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는 초반에 직구 위주로 승부를 벌였지만 2회부터는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91.1마일(약 146.6㎞)로 최고 90.7마일(약 146㎞)을 기록한 클리블랜드전보다 조금 더 빨랐으나 평균 구속은 88.4마일(약 142.3㎞)에 그쳤다. 하지만 스트라이크존을 폭넓게 활용하는 커맨드가 눈에 띄었다.

류현진에게 찾아온 위기는 딱 한 번이었다.

1회초 1사에서 니코 호너를 풀카운트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류현진은 이안 햅을 땅볼로 유도했지만 1루수 브랜든 벨트의 실책 탓에 타자와 주자를 모두 잡지 못했다.

이후 까다로운 타자 코디 벨린저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댄스비 스완슨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았다. 타구가 좌측 파울 라인 안쪽으로 떨어졌는데 류현진에게는 불운한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2실점은 모두 비자책으로 기록됐다.

자칫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류현진은 곧바로 스즈키 세이야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회초에만 31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이후 대단한 투구를 했다. 마치 4이닝 노히트를 펼쳤던 클리블랜드전 투구를 연상케 했다.

류현진은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 아웃카운트를 빠르게 늘려갔다. 안타 1개만 맞았는데 3회초 호너에게 허용한 단타였다.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지도 않는 등 컵스의 공격을 완전히 차단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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