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부동산 침체… 리카싱의 청쿵그룹 신규 분양 30% 할인
그룹 내 부동산 자산 축소 관측
부동산 시장 침체는 중국 본토뿐 아니라 홍콩까지 덥치고 있다.
홍콩 최대 갑부 리카싱(李嘉誠)의 부동산 개발업체인 청쿵(長江)그룹은 이달 초 신규 분양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30%나 싼 가격에 내놓았다.
청쿵그룹이 분양가 할인에 나선 곳은 주룽(九龍)반도 동부 야우퉁(油塘)의 오션뷰 아파트(132가구)다. 위치나 교통이 모두 괜찮은데도 주변 시세보다 30% 낮은 가격에 분양 중이다. 가장 싼 가구는 ㎡당 14만8700홍콩달러(약 2500만원) 수준으로 7년 전 시세다. 분양 시작 이틀 만에 5000명 이상이 청약했다.
이렇게 파격적인 분양가 할인이 벌어진 것은 홍콩의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이후 13년간 상승한 홍콩 주택 가격은 작년 말 현재 2021년 말과 비교해 15.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택 거래 건수도 39%나 줄었다. 시장 전반이 침체기에 들어선 것이다. 작년 선거에서 당선된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이 92만 가구의 대규모 공공주택 분양을 준비 중인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각에서는 리 회장이 홍콩 부동산 시장을 중국과 마찬가지로 거품 붕괴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그룹 내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려 한다는 것이다. 홍콩은 최근 인구와 돈이 함께 빠져나가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 홍콩 보안법 파동 이후 홍콩 인구가 3년 사이 20만명 줄었고, 작년 홍콩의 개인 예탁관리자산 규모는 2021년 대비 15%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10년 앞을 내다보는 투자로 유명한 리 회장이 부동산 자산 비중을 줄이자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좋았던 2013년부터 4년간 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주요 도시의 상업용 빌딩을 매각했다. 130억달러에 이르는 매각대금으로 영국의 부동산과 통신기업 등에 투자했었다.
청쿵그룹은 과거 그룹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70%에 달한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계속 그 비율을 낮추는 추세다. 지난 3월 툰먼(屯門) 지역에 아파트를 분양할 때에도 분양가를 파격적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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