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입시 비리 조국 “차라리 남산 보내라” 민주화 투사 흉내 내나
조국 전 법무 장관이 딸 조민씨가 입시 비리 혐의로 기소되자 “차라리 나를 남산이나 남영동에 끌고 가 고문하길 바란다”고 했다. 남산은 옛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 남영동은 치안본부 대공분실을 의미한다. 남산은 28년 전, 남영동은 18년 전에 없어졌다. 어처구니없는 망상이 아니라면, 자기 가족 입시 비리 수사를 정권의 탄압이라는 식으로 몰아가려는 선동이다.
조민씨는 부산대 의전원에 위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제출하고, 서울대 의전원에 허위로 작성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장 인턴십 확인서를 제출해 입학 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단순 수혜자가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했다”고 했다. 검찰은 애초 조 전 장관과 아내 정경심씨가 기소된 점을 감안해 딸 조씨 기소 여부는 신중히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조씨가 조 전 장관 1심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된 혐의마저 부인하고, 조 전 장관도 ‘사회 활동을 하는 아버지로서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기 어려웠다’고 책임을 회피하면서 원칙대로 기소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누군가는 조씨 때문에 입시에서 고배를 마셨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뉘우침이 없다. 조 전 장관은 재판을 받을 때도 결백을 주장하는 회고록을 내고 ‘출간 하루 만에 10만부 판매 돌파’라고 자랑했다.
조 전 장관 같은 이른바 ‘86운동권’은 민주화 이후 권력 집단이 됐다. 권력을 실컷 누리다 자신들의 부정·비리가 드러나면 갑자기 1980년대로 회귀해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한다.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송영길 전 대표는 검찰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두 번이나 출두해 “나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민주당에서조차 “불법 자금 혐의를 받는 사람이 무슨 독립운동이라도 하느냐”는 말이 나왔다.
과거 운동권 주변에서 어슬렁대던 사람들이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법적 심판을 받게 되자 민주화에 대한 탄압인 양 투사 흉내를 내고 있다. 이러니 진짜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고초를 겪었던 사람들이 과거 운동권 동료들이 사회에 끼치는 해악을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다며 팔을 걷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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