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 인프라 문턱 낮추고 편견 허물길”

민경진 기자 2023. 8. 1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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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장애인대회(BWDC·지난 7~11일)가 열린 부산에서 '장애예술'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전문가그룹은 장애예술인의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장애를 결핍으로 보는 편견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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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장애인대회 부대행사 ‘장애, 예술,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

- 신진 장애예술가 발굴해 교육
- 美 케네디센터 우수사례 소개
- 문화적 다양성 지원하는 공간
- 사회 가치 실현 측면서 강조

세계장애인대회(BWDC·지난 7~11일)가 열린 부산에서 ‘장애예술’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 마련됐다. 전문가그룹은 장애예술인의 인프라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장애를 결핍으로 보는 편견을 지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지난 9일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장애, 예술, 크리에이티브’를 주제로 개최한 콘퍼런스 모습. 부산문화재단 제공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하 장문원) 주최로 지난 9일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장애, 예술, 크리에이티브’ 콘퍼런스에는 미국 워싱턴 D.C. 케네디센터의 베티 시겔 접근성 및 VSA 사무국장과 장문원의 김형희 이사장이 발표자로, 부산문화재단 이미연 대표와 한국발달장애인가족연구소 김효진 이사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좌장은 상지대학교 정종은(문화콘텐츠) 교수가 맡았다.

베티 시겔 사무국장은 케네디센터의 장애예술 지원사업과 성과를 공유했다. 그는 “전문 큐레이터와 심사단이 시각예술 분야의 신진 장애예술가를 선발해 전문적으로 교육하고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데,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모리아 페이스의 경우 성공적으로 경력을 쌓아 여러 갤러리와 계약했다”며 “케네디센터 데뷔 공연 등을 지원하는 음악가 발굴 프로그램에서는 싱어송라이터 토우슬리를 배출했다”고 소개했다.

문화기관이 장애예술 토대를 조성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으로는 ‘접근성’을 꼽았다. 건물을 짓거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초반부터 모두를 위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아울러 그는 “사고로 손을 잃은 드럼 아티스트가 이후에도 의수에 스틱을 연결해 케네디센터 등에서 여전히 연주하고 있다”며 높은 수준의 숙련도를 갖춘 장애예술인이 장애 경험과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미래 비전을 탐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애예술과 관련해 의미 있는 제도 변화를 끌어내려면 장애를 결핍으로 보는 편견에서 탈피하고, 장애인의 대표성과 주체성을 보장하는 조치도 뒤따라야 한다. 그는 “수십 년 전에는 상상만 했던 자동문 기술이 일상이 됐듯이 ‘접근성’도 마찬가지”라며 “현재 어려운 일이 나중에는 가능해질 것이고, 장애인 리더와 장애예술가의 역할이 강화되는 미래도 곧 오리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형희 이사장은 국내 장애예술의 현황과 비전을 이야기했다. 그는 “한국 장애예술의 역사는 1980년대에 복지 차원으로 시작돼 매우 짧다”며 “2020년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 등이 통과되며 크게 성장했다”고 짚었다. 장애예술 저변확대와 예술적 가치확산, 맞춤형 일자리사업, 창작아카데미 프로그램 등 장문원의 사업들도 소개했다.

그는 “오는 10월 서울에 창작·향유 접근성을 높인 표준공연장이 문을 열고, 표준전시장 조성도 곧 진행된다”며 “문화적 다양성을 지원하는 열린 공간이자 장애·비장애예술인 모두를 위한 거점 공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콘퍼런스에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이미연 대표는 “예술은 우리의 삶을 보다 평등하고, 다양성을 인정하게 하며 궁극적으로는 행복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며 “장애예술인의 창작활동 또한 이러한 사회적 가치 실현의 측면에서 인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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