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산불 사망자 89명…100년 만에 미국 최악 화마

하와이 마우이섬에서 산불이 계속되면서 사망자가 12일(현지시간) 기준 89명으로 늘어나 100여 년 만에 미국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마우이섬 등을 덮친 산불 닷새째인 이날 인명피해 규모를 이같이 집계하며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다들 이에 대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린 주지사는 웨스트마우이 등에서 파손된 주택이 2200채에 달하며, 피해 규모는 60억 달러(약 7조9900억 원)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주방위군이 산불이 발생한 라하이나 지역에서 지난 10일 수색·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UPI 연합뉴스

미국에서는 2018년 캘리포니아 북부 패러다이스마을에서 산불이 나 85명이 숨진 것이 근래 최악의 산불이었는데, 이번 하와이 산불의 사망자 수가 더 많아지면서 참사 수준을 넘어섰다. 1918년에는 미네소타주 북부 칼턴카운티 등을 덮친 산불로 주택 수천 채가 불타고 수백 명이 숨졌다. 하와이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로는 1960년 하와이섬 힐로에서 쓰나미로 61명이 사망한 이래 63년 만에 최악의 사고로 남을 전망이다.

마우이섬에서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해변까지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가운데 화재 규모가 더 커지면서 장기화할 우려까지 제기된다. 화재 발생 첫날인 지난 8일 하와이 근처를 지나간 허리케인 ‘도라’의 영향으로 최고 시속 129㎞의 돌풍이 불면서 산불이 삽시간에 라하이나 마을 등을 덮쳤고, 화재 지역도 3곳으로 확대됐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가뭄도 산불 확산의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 당국은 전날 오후 3시 기준 라하이나 지역은 85%, 중부 해안인 풀레후·키헤이 지역은 80%, 중부 내륙인 업컨트리 지역은 50% 진압된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