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격 추락시킨 잼버리대회, 철저한 부실 책임 진상규명해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지난 11일 폐영식과 케이팝 콘서트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세계 각국의 청소년들의 축제인 잼버리대회를 통해 케이팝 등 한국문화는 물론 경제발전상을 알려 국격을 제고하려 했던 목적과는 달리 국제적 망신을 당해 오히려 국격을 추락시킨 행사가 됐다.
2017년 여름 새만금 잼버리대회가 확정됐는데, 지난 6년 동안 무려 1천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 대회 준비가 무엇을 했는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부실했다. 갯벌에서 개최됐는데, 이를 제대로 매립하지도 않아 나무 한 그루 없는 땡볕 야영장에서 수백명의 온열환자가 발생하고, 해충에 물려 상처투성이가 된 자녀들의 모습을 본 부모들의 원성은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니, 이 얼마나 국가 망신인가.
세계에서 화장실 문화가 가장 발달해 외국에서 견학까지 올 정도인데, 행사장에 설치된 화장실은 아프리카 최빈국의 화장실보다도 지저분했다. 샤워시설도 엉망이고 식사는 왜 그리 부실한가. 시리아와 예멘에서는 대원들도 오지 않았는데, 이를 파악하지 못하고 숙소와 음식 제공을 요청한 조직위는 도대체 무슨 행정을 했는지 의문이다. ‘카눈’ 태풍을 핑계로 야영장에서 철수하지 않고 새만금에서 행사를 계속했더라면 과연 또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까를 생각하면 끔찍하다.
‘카눈’ 태풍 덕분에 새만금에서 철수해 전국으로 대원들을 분산·배치하고 경기도, 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 경기대, 아주대, 인천대, 인하대 등 대학, 그리고 삼성, 포스코, LG, GS 등 대기업들의 협조로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들 지자체·대학·기업 등은 준비 시간 부족에도 불구하고 총력을 다해 대원들을 위한 각종 행사를 마련했으며, 숙소 등 편의 제공에 최선을 다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수차례 성공적으로 개최,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 그러나 이번 잼버리대회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치르면서 쌓은 명성을 일시에 추락시키고 오명만 남긴 최악의 행사가 됐다. 기대했던 수조원 경제효과는커녕 추가로 막대한 세금만 투입됐다.
잼버리대회가 왜 이렇게 엉망이 됐는지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 과연 잼버리대회를 왜 새만금에 유치했고 준비는 어떻게 했는지를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규명해야 한다. 정치권은 ‘네 탓’ 공방만 하지 말고 국정조사라도 실시, 진상 규명을 통해 다시는 국제적 망신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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