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6쪽 평전 속 실제 오펜하이머는?… 스파이 의심 받았지만 결백 밝혀져
영화 ‘오펜하이머’ 원작인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카이 버드·마틴 셔윈 저)는 1056쪽(한국어판)에 달하는 분량에 영화에선 미처 담지 못한 오펜하이머의 생애를 보여준다. 복잡다단한 천재를 둘러싼 4가지 미스테리의 해답을 짚어본다.
◇왜 노벨상을 받지 못했나
오펜하이머와 27개월간 핵폭탄 연구를 함께 한 과학자 중 무려 18명이 노벨상을 받았다. 그러나 최고 책임자였던 그는 1946년, 1951년, 1967년 등 3번이나 노벨상 후보에 올랐으나 끝내 수상이 불발됐다. 그가 뛰어난 과학자라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었으나 최초로 발견하거나 정립한 이론이 없다는 사실이 문제가 됐다. 노벨상은 구체적이고 분명한 학술적 업적이 필요하다. 인명 살상 실험을 주도한 그에게 상을 주기 꺼렸다는 지적도 있다.
◇아인슈타인과 불화했나
그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적 견해는 부딪쳤으나 인간적으로 서로 존중했다. 아인슈타인이 양자역학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빚어진 차이였다. 1947년부터 프린스턴 고등 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던 시기에는 클래식 음악을 즐겨 듣는 아인슈타인을 위해 몰래 그의 집 지붕 위에 안테나를 설치해 주고 새 라디오를 선물하기도 했다. 훗날 오펜하이머가 소련 스파이로 몰리자 아인슈타인은 “이것이 조국에 충성한 대가라면 그도 등을 돌려야 한다”며 오펜하이머의 편을 들었다.
◇진짜 소련 스파이였나
1949년 8월 소련이 미국의 예상보다 빨리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하자 미 정부는 개발 정보를 소련으로 빼돌린 스파이 색출에 나섰다. 오펜하이머도 의심받았다. 그러나 진짜 스파이는 독일 물리학자 클라우스 푹스로 밝혀졌다. 그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1년간 기밀 정보를 소련에 넘겼다.
◇정말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나
영화에서 오펜하이머는 청문회에 출석한다. 1935년 무렵 미국에서 공산주의는 정의로운 사회를 약속한 대중운동으로 여겨졌다. 오펜하이머의 아내, 아내의 전 남편, 애인, 동생, 제수(弟嫂), 절친이 모두 공산당원이었다. 오펜하이머는 공산당 당적을 가진 적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여러 공산당 모임에 참여했으며, 거액을 기부했다. 평전에서는 “그의 공산당원 여부는 오펜하이머 자신만이 알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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