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헌의 히스토리 인 팝스] [174] 전쟁과 이익
‘군산 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사람은 놀랍게도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자 34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이다. 그는 퇴임사에서 “(방대한 군사 시스템과 대규모 무기 산업의 결합인) 군산 복합체가 그들의 의도와 상관없이 갖게 될 부당한 영향력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가 말했듯이 잘못된 힘은 언제나 재앙으로 나타나는 법이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은 뇌물을 받고 징집을 면제해 주는 비리를 저지른 전국의 병무 책임자들을 전격 해임했다. 이들은 불법적으로 징집을 면제해 주거나 해외 도피까지 알선해주면서 국외에 호화 주택을 사들이는 등 엄청난 축재를 일삼았다고 한다.
전쟁은 언제나 정의의 깃발을 앞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대부분 힘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건 가혹한 비즈니스다. 그 생명들의 희생을 담보로 막후에선 누군가가 막대한 이익을 챙긴다. 전쟁의 성패가 무기와 식량을 포함한 군수 물자 보급에 달려있다는 것은 이미 삼국지의 제갈공명이 간파했던 명제지만, 군산 복합체의 이익에 전쟁이 좌지우지된다면 그것은 인류가 만들어낸 최악의 비극이 될 것이다.
젊은 밥 딜런은 아이젠하워의 퇴임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 곡을 불후의 명작이 될 그의 1963년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에 담았다. 이 앨범은 평화를 위협하는 전쟁과 핵, 군산 복합체, 인종차별 등의 모순을 테마로 삼은 노래들로 이루어진 문제의식의 백과사전이다.
“난 그저 네가 알기를 바라/ 네가 쓴 마스크 뒤로 보여/ 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다만 파괴하는 데만 골몰하지/ 너는 나의 세상을 갖고 놀지/ 마치 세상이 너의 작은 장난감인 것처럼(I just want you to know/ I can see through your mask/ You that never done nothin’/ But build to destroy/ You play with my world/ Like it’s your little toy).”
그리고 밥 딜런은 노래한다. 젊은이들의 죽음이 이어지는 동안 호화로운 맨션 뒤에 숨은 이들은 예수도 용서하지 않으리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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