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참사’ 하와이 재난 지역 선포…느린 대응에 이재민 ‘분노’
장한서 2023. 8. 14.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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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참사'가 미국 산불 중 100여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가운데,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와이주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마우이섬 내 80개를 포함해 주 전역에 약 400개의 옥외 사이렌 경보기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산불이 발생했을 때엔 한 곳도 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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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참사’가 미국 산불 중 100여년 만에 최악의 인명 피해를 낸 가운데,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산불과 관련 정부의 미숙한 대비는 물론, 참사 이후 느린 구호 조치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현지 주민들이 전하는 불만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우이섬의 산불 참사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주민들은 정부 구호 지원품이 도달하기에 앞서 사실상 서로 도움을 주며 버텼다.
주요 피해 지역인 라하이나의 북쪽에 있는 호노코와이 마을 주민들은 이재민들에게 분배해줄 휘발유를 통에 나눠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애슐리 얍씨는 NYT에 “이 휘발유는 우리 호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마련했다. 정부는 대체 어딨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0일 하와이를 연방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신속한 복구를 약속했지만, 현지에선 아직도 지원의 손길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리처드 비센 마우이 카운티 시장도 “정부는 상점으로 달려간 뒤 물건을 사 가져다 놓는 일반 시민들보다 아마도 느리게 움직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마우이 현지에서는 관계당국이 산불 대응 과정에서 경보 사이렌을 울리지 않았다면서 당국의 대응 미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와이주는 자연재해에 대비해 마우이섬 내 80개를 포함해 주 전역에 약 400개의 옥외 사이렌 경보기를 갖추고 있지만, 이번 산불이 발생했을 때엔 한 곳도 경보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앤 로페즈 하와이주 법무장관실은 전날 성명을 내고 마우이섬 산불 전후의 주요 의사결정과 대응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 종합적인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마우이섬에서는 지난 8일 시작된 산불로 해변까지 불길이 번지면서 주민들이 바닷속으로 빠지면서 화마를 피할 정도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하와이주 라하이나 카운티는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사망자가 최소 9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실종자도 많은 만큼 수색이 진행되면서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카운티 경찰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희생자들을 찾기 위해 투입된 탐지견들이 대상 지역의 3% 정도에서만 수색을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라하이나 지역에서 주택 등 건물 2200여채가 무너졌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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