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종문, 어른들을 위한 동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출간

허정호 2023. 8. 1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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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풍자로 인간의 존엄을 궁구해온 작가 김종문이 동화라는 이름을 빌어 세 번째 책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을 출간했다.

작가는 존엄을 폄훼하려는 이들에게 동화를 통해 일침을 가한다.

동화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장르도 없지만 작가의 동화는 아름답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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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학과 풍자로 인간의 존엄을 궁구해온 작가 김종문이 동화라는 이름을 빌어 세 번째 책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출간했다. 동물뿐만 아니라 공구, 주방용품, 샌드백 등에까지 대상을 확대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책에 담긴 37편의 단편은 가볍지만 무겁다.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상처받고 자책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작가는 존엄을 폄훼하려는 이들에게 동화를 통해 일침을 가한다. 노력해도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는 거북이의 좌절과 토끼의 오만을 꼬집는 ‘토끼와 거북이’, 사무실에서 나름 고등생명체로서 자부심을 갖고 있던 인간이 하등생명체인 파리에게 굴복하는 내용을 담은 ‘고등생명체’, 서랍에서 녹이 슬어 활용 가치도 없으면서 날카로운 침을 가졌다는 이유로 다른 문구들을 평가만 하다가 쓸쓸히 퇴장하는 ‘압정의 최후’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우리네 삶과 닮았다.

동화만큼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는 장르도 없지만 작가의 동화는 아름답지만은 않다. 동화의 형식을 빌렸지만, 콩트라고도 할 수 있다. 큰 메시지를 담진 않았지만 겉으로만 보이는 세계에 대한 집착에서 한 발 떨어져 세상을 바라본다. “살면서 상처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관계 속에서 상처받은 나와 너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다.” 조금은 세상을 다르게 본 작가의 말이 울림을 가진다.

허정호 기자 h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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