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 이 더위에 1900명이 모였다…기다리던 PL, 캡틴 손흥민에 "와" VAR 때는 "아"
[스포티비뉴스=반포, 조용운 기자] '토트넘 있는' 주말이 돌아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가 개점 휴업을 끝내면서 마침내 맥주를 손에 쥐고 손흥민을 응원할 빗장이 풀렸다.
13일 늦은 밤, 서울 반포동 한강 예빛섬에 수많은 축구팬이 몰려들었다. 주말 끝자락에 다다른 시간이라 평소라면 월요일 출근 걱정에 무기력해지던 때였다. 그런데 이들은 스포티비가 마련한 중계 부스와 유니폼 전시장을 들려 포토 타임을 가지며 신난 발걸음으로 삼삼오오 대형 스크린 앞을 채워나갔다.
PL 중계권사인 스포티비(SPOTV)가 2023-24시즌 개막 분위기를 북돋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스포티비는 예빛섬에서 브렌트포드와 토트넘 홋스퍼의 경기를 생중계로 단체 관람할 수 있는 '스포타임 시즌 오프닝' 행사를 마련했다.
다시 밤잠을 설치게 하는 PL이 돌아오자 축구팬들의 참가 응모가 줄을 이뤘다. 뜨거운 관심으로 많은 팬이 몰려 추첨을 통해 단체 관람 참가자를 추렸고, 경기 시작 3~4시간 전부터 행사장을 찾아 주말의 늦은 시간을 즐겼다.
시즌 오프닝에 당첨돼 아이들과 낮부터 한강에서 더위를 식혔다는 이연숙씨는 돗자리와 음료, 손선풍기까지 동원하는 준비성을 보여줬다. 축구와 함께하는 치맥에 다시 입맛이 돈 팬도 여럿 보였다. 야밤 축구에 빠질 수 없는 야식을 손에 들고 토트넘의 경기를 학수고대했다.
경기 시간이 다가올수록 현장은 손흥민을 응원하는 열기로 뜨거워졌다. 팬들은 새 시즌부터 주장 완장을 차고 뛰는 손흥민을 향해 "한국에서도 응원합니다", "다치지 말고 올 시즌 건강히 뛰어주세요" 등의 진심 어린 응원 문구로 킥오프를 기다렸다.
마침내 손흥민이 선수단 가장 앞에서 경기장에 들어오는 장면이 대형 스크린에 잡히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손흥민이 포함된 선발 라인업과 손흥민 이름 옆에 캡틴이라는 문구가 함께 나열되자 시즌 오프닝 분위기는 더욱 고조됐다.
주로 손흥민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2,000명에 가까운 축구팬은 동작 하나하나에 탄성과 환호를 번갈아 질렀다. 아직은 단체 관람에 낯설어하던 일부 팬도 전반 10분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올 시즌 토트넘의 1호 골을 터뜨리는 순간 기립해 활짝 웃었다.
달아오르던 열기가 잠시 식은 시점도 있었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박스 안 수비 도중 옌센의 발목을 건드리면서 페널티킥을 허용했을 때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작은 탄식도 터졌다. 손흥민의 파울 여부를 살피는 비디오 판독(VAR) 동안에는 두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문제없이 넘어가길 바라기도 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파울로 브렌트포드에 동점골을 내준 뒤 전반 36분 역전골까지 허용했을 때는 분위기가 확 식기도 했다. 이를 다시 살린 건 손흥민.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하자 다시 들썩였다. 이내 에메르송 로얄이 동점골을 만들었을 때는 대다수 기립해 기쁨을 표했다.
예빛섬 열기가 전해진 듯 이역만리 영국에서는 명승부를 펼쳐나갔다. 후반 들어 더욱 공격적으로 나선 손흥민과 토트넘의 슈팅 세례가 쏟아지면서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힐 수 있었다.
손흥민의 정식 주장 데뷔전은 후반 30분까지였다. 손흥민이 교체되어 나온 후에도 행사장을 메운 팬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성숙하게 자리를 지키며 모처럼 돌아온 PL의 재미를 만끽했다.
이번 행사는 해외축구도 관객을 동원할 수 있다는 파워를 보여줬다. 그동안 국가대항전 외에 해외 구단의 경기를 모여서 응원하는 건 흔치 않았다. 철저하게 개인화로 자리잡아온 해외축구 관람 문화에 시즌 오프닝 행사는 새로운 지평을 열 계기를 마련했다.
스포티비는 지난 2018-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토트넘-리버풀 간의 결승전을 같은 장소에서 축제의 장을 열었다. 최근에는 극장 단독 라이브로 여럿이 함께 응원하는 특별한 시간을 제공했다. 해외축구를 소비하는 새로운 문화 구축에 앞으로도 열을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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