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가는 선박에 무기 탑재 가능성"... 러, 흑해 상선에 경고 사격

팔라우 국적 선박에 자동화기 발사
곡물 협정 일방 종료 후 긴장 지속

지난달 3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러시아 군함이 13일(현지시간) 흑해를 지나는 팔라우 국적 상선에 경고 사격을 가했다. 무기 탑재 여부에 대한 검사를 요구했지만, 해당 상선이 응하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지난달 러시아가 흑해 곡물협정에서 일방 탈퇴를 선언한 이후 해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자국 정찰용 군함인 바실리 비코프함이 흑해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들어가는 팔라우 국적 선박에 자동화기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향하는 모든 선박이 잠재적으로 무기를 탑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간주하고, 이에 대한 점검을 요구했지만 이 상선이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자동화기로 경고 사격을 한 뒤 헬기를 동원해 상선에 올라 내부를 점검했고, 다시 항해를 허용했다는 게 러시아 국방부의 설명이다. 해당 상선의 목적지는 우크라이나 이스마일 항이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달 러시아의 흑해 곡물협정 종료 선언 이후 흑해 인근에선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해역에 접근하는 모든 선박을 '잠재적 군함'으로 보고, 검사에 불응할 경우 무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직접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해군은 러시아의 흑해 봉쇄 시도로 발이 묶인 선박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인도주의 항로'를 개설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