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인터뷰] “강제징용서 우린 아직 해방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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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바뀔 때마다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이 발에 채이고, 저 발에 채였다. 우린 아직도 해방이 안 된 속에서 살고 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닷새 앞둔 지난 10일, 춘천에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보훈회관에서 만난 홍영숙(78)씨는 이 같이 말했다.
홍 씨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이 발에 채이고, 저 발에 채였다"며 "배상 문제는 80년간 달라진 게 없다"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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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피해 고 김경석씨 아내
“80년동안 배상 문제 변함없어
하루라도 빨리 명예회복 희망”
소송활동 기록 한국어번역 작업
일반인 피해자 알리는데 적극
“정부가 바뀔 때마다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이 발에 채이고, 저 발에 채였다. 우린 아직도 해방이 안 된 속에서 살고 있다.”
제78주년 광복절을 닷새 앞둔 지난 10일, 춘천에 위치한 강원특별자치도보훈회관에서 만난 홍영숙(78)씨는 이 같이 말했다. 홍씨는 강제징용 피해자 고(故) 김경석씨의 아내이자 태평양전쟁 한국인희생자유족회장이다.
그의 남편 김씨는 경남 창녕에서 거주하던 당시인 1942년 ‘일본강관’ 가와사키 제철소에 강제 동원됐다. 당시 나이 16세였다. 김 씨는 1945년 고국에 돌아왔지만 심한 고문 후유증을 겪었다. 홍씨는 1967년, 김씨와 결혼식을 올렸다.
홍씨는 고문 후유증을 겪는 남편을 도와 일본 도쿄, 도야마 재판소를 오갔다. 홍 씨는 “1945년 해방이 돼서 (남편이) 돌아왔지만, 숨도 못쉬고 살았다”며 “1990년대에 들어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가 피해자들의 인권에 시효가 없다는 이야기를 했다. 피해자들이 소송에 용기를 낸 게 이즈음”이라고 했다.
강원도청 앞에서 곰탕집을 운영했던 홍 씨가 장사를 접은 것도 이때다. 이들 부부는 1991년 태평양전쟁 한국인희생자 유족회를 꾸렸다. 일본 전범기업을 상대로 사죄와 미지급 임금 등 소송도 시작했다. 소송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지난 1991년 일본강관을 상대로 낸 소송은 8년 만인 1999년, 위로금 지급과 화해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1992년 군수기업 ‘후지코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2000년 7월 화해가 이뤄졌다. 그러나 일본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늦추는 동안 홍 회장의 남편이자 강제징용 피해자인 김 씨는 2006년 유명을 달리했다.
홍 씨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보훈부 가족이 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했다.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피해자는 노무현 정부 당시 처음 실태파악에 나섰지만 현재 제대로된 집계 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더욱이 20여년 전과 달리 일본 기업은 일본 정부와 함께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점도 유족회 입장에선 혼란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3월 한국기업이 낸 기부금으로 판결금을 대신하는 ‘제3자 변제’를 해법으로 내놨다. 홍 씨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태평양전쟁 강제징용 피해자들은 이 발에 채이고, 저 발에 채였다”며 “배상 문제는 80년간 달라진 게 없다”고 탄식했다.
홍씨는 “피해자들이 몇사람이나 살아있겠냐. 일반인이던 피해자들은 독립운동가로도 광복회 소속으로도 속하지 않아 ‘붕’ 떠 있다”며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했다. 이에 홍 씨는 2021년부터 일본어로 된 소송 활동 기록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사업명은 ‘제2의 독립운동 책자 발행’이다. 해당 책자에서 김경석 씨는 “사할린부터 철수할 때, 조선 사람이 있으면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그 때의 생존자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에, 삶의 증인으로 수용되고 있습니다”(25쪽)라고 증언했다.
15일, 제78주년 광복절을 맞는다.
그러나 홍 씨는 “광복 78년인데, 우린 아직도 해방이 안 된 속에서 살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명예회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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