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공간도 없는 도립예술단, 특자도 위상 걸맞은 지원을”
도립예술단·도예총·민예총
취임 후 1년 만 첫 현장 격려
대표 레퍼토리 감상 후 소통
단원 상시부족 등 과제도 점검
제주무용단 대비 절반에 불과
회관 내부 리모델링 등 계획도
실력·가능성 맞춤형 지원 필요
기획·홍보를 담당하는 자체 사무국과 전용 공연장이 전무하고, 연습공간과 상임단원의 상시 부족으로 때마다 객원으로 공연을 채워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립예술단이 처한 현실이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 11일 도립예술단이 상주하고 있는 강원국악예술회관을 직접 찾았다. 김 지사의 국악예술회관 방문은 지난해 도지사 취임 후 처음이다.
2000년 개관한 강원국악예술회관은 지역 연합예술단체 강원예총과 강원민예총이 상주하고, 도립예술단이 연습에 매진하고 있어 강원 문화예술단체의 ‘본부’로 상징되는 장소다.
이날 김 지사는 “같은 식구인데 방문이 늦어 미안하다”며 “새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늦어졌을 뿐 문화예술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계속 소통하겠다”고 인사했다.
김 지사는 이날 도립국악관현악단과 도립무용단, 강원예총과 강원민예총을 잇따라 찾아 단원 및 지역 예술단체 대표들을 만났다. 신현상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윤승기 도문화체육국장 등이 동행했다.
최근 계성원 전 예술감독 사임 이후 김창환 부지휘자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국악관현악단 연습현장에서 올해 레퍼토리 ‘미락흘’을 감상한 김 지사는 “국악 공연은 현장에서 느끼는 감동이 크다”며 오는 10월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국악관현악축제 참석을 약속했다. 현재 차기 예술감독이 공석인 점을 고려, “신임 예술감독을 훌륭하신 분으로 모셔오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도립무용단 연습실을 찾은 김 지사는 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 ‘강호’ 일부를 감상했다. 또 단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매일 출근하느냐”, “하루에 연습을 얼마나 하느냐”, “춘천에 살고 있느냐” 등을 물으며 소통했다. 국악관현악단과 무용단이 합동으로 준비중인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G-100 공연 준비상황도 청취했다.
다만 도립국악관현악단을 최근 도립극단처럼 강원문화재단과 통합된 것으로 혼동하거나, 예술감독 직함을 단장(도립예술단장은 경제부지사가 당연직으로 맡고 있음)으로 부르는 등 그간의 스킨십 부족도 드러났다.
이날 예술단에서는 상임단원 부족 문제에 대한 건의도 나왔다. 윤혜정 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은 “1년 365일 같은 호흡으로 연습해야 나오는 에너지가 있는데, 객원과 비상임 단원으로 운영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많다”며 “ 남자단원도 3명에 불과해 충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오는 9월 도립무용단과 교류공연을 갖는 제주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경우 상임단원이 46명에 달하지만 현재 강원도립무용단은 24명에 불과, 겨우 절반 수준이다. 도립국악관현악단도 다른 지역보다 부족한 단원 문제로 매번 많은 객원 단원을 섭외해야 하는 실정이다.
1999년 창단한 도립예술단이 특별자치도 지위에 걸맞은 단체가 되기 위한 과제는 이밖에도 산적해 있다.
전용 공연장이 없어 대표 레퍼토리가 호평받아도 공연 장소 대관조차 쉽지 않다. 예술단 자체적으로 공연장을 찾기 위한 ‘영업’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예산 문제로 도립국악관현악단의 정기공연이 무산되는 일까지 있었다. 이처럼 행·재정적 지원이 도립예술단의 실력과 성장 가능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온 가운데 이날 방문을 계기로 실질적 지원책을 찾을지 관심이다.
윤승기 도문체국장은 이날 “국악예술회관 내부를 리모델링, 연습공간을 따로 확보하겠다”는 계획 등 지원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김 지사는 도예총 사무실도 방문, 이재한 회장·이해규 수석부회장·이상수 도음악협회장·최정아 도무용협회장을 만났다. 이재한 회장은 “바쁜 일정에서도 방문해 문화예술계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하다. 내달 정선에서 여는 강원예술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어 강원민예총 사무실에서는 최찬호 이사장을 만나 현안을 들었다. 두 단체 간담회는 구체적 건의 보다는 덕담과 안부를 주고받는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지난해 강원도 긴축재정으로 문화예술 분야가 타격을 입었다는 예술계 전반의 인식이 큰만큼, 강원특별자치도 출범에 발맞춰 문화예술 정책 기획과 예산·공간 확보 등의 현안 건의가이어질 전망이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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