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강원도 독립운동기념관을 지읍시다
19세기 후반 20세기 초 일본제국주의는 메이지유신 후 조성된 정한론을 배경으로 국권을 침탈하기 시작했다. 1895년 을미사변이 일어나자, 유림들은 이를 망국으로 보고 전국 각지에서 의병운동을 일으켰다. 전기 의병운동은 1896년 1월 춘천 남면 이소응 의병장의 친일 관찰사 처단으로 시작, 원주 이춘영, 강릉 관동창의대장 민용호 의병장의 대·소 전투가 있었다. 이 무렵 충북 제천에서 기병한 춘천 남면 유인석 의병장은 강원·충청·경상 등 3도에 걸쳐 중동부 일대를 장악하여 의병운동의 중심이 됐고 이후 1910년 블라디보스토크으로 이주, 13도 의군도총재가 되어 국내외 의병운동을 이끌었다. 중기 의병운동은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영월 원용석, 원주 원용필, 홍천 박장호, 양구 최도환, 삼척 최하규 의병장이 활약했다. 1907년 고종황제의 퇴위 후 일어난 후기 의병운동은 춘천의 유홍석 의병장과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 여사, 춘천 서면 지용기, 원주의 민긍호, 13도 창의대장으로 서울진공작전을 감행했던 이인영, 이춘영 의병장이 활약했다. 그간의 의병운동을 이어받은 3·1만세운동은 우리의 독립의지를 세계에 알린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족·독립운동으로 세계사적 반제국주의 민족해방운동이었다.
강원도의 3·1만세운동은 1919년 3월 7일 춘천공립실업학교(옛 춘천농고)에서 시작해 3월 10일 철원, 3월 15일 춘천 요선장터, 간성, 3월 23일 화천·홍천·횡성·원주 등지에서 맨손에 태극기 한 장을 들고 일어났다. 4월 들어서도 4월 1일 춘천·홍천·횡성·강릉, 4월 2일 강릉, 4월 3일 양구·홍천, 4월 4일 양양·평창, 4월 7일 정선 등 전 지역에서 일어났으며 5월 9일 양양에서 마지막 항일만세운동이 일어났다. 초기에는 평화적 만세운동이었으나 일제의 탄압이 잔인해지자 무력투쟁으로 발전, 도내 14개 지역에서 20여회 이상의 횃불시위, 50여회의 무력시위, 동맹휴학, 철시 등으로 확대했다.
이 시기에 일제의 야만적인 탄압으로 ‘한국독립운동지혈서’에서는 57회의 시위에 9만9510명이 참여했고 144명 사망, 645명 부상, 1250명이 피검됐다. ‘강원도항일독립운동사’는 90여회의 시위가 있었다고 기록한다. 1920년대 이후에도 강원도 독립운동은 학생운동, 청년운동, 신간회, 근우회, 사회단체의 항일운동과 노동자, 농민들의 생존권 투쟁이 중심적으로 일어났다.
학생운동은 춘천농업학교의 2차 만세운동과 독서회, 동맹휴학, 춘천고보와 강릉농업학교의 독서회, 동맹휴학 울진, 원주, 양양보통학교의 동맹휴학이 있었다. 춘천고보 상록회는 당시 최고 수준, 최대 규모의 비밀결사단체로 만주에서도 지하운동을 전개하다 1939년 12명이 투옥되었고 이중 백홍기는 옥사했으며 춘천사범학교의 백의민족해방단도 비밀결사단체로 전투자금을 마련하여 유격전을 준비하던 중 졸업식 날 모두 체포됐다.
청년운동은 1925년 춘천청년회, 그해 11월 강원청년연맹이 결성되었으며 1927년 당시 65개의 청년단체가 항일운동을 펼쳤다. 최대규모였던 신간회도 춘천·양양·강릉·울진·고성·삼척 등지에서 조직되었고, 최초의 근대적 여성단체인 근우회도 춘천·고성·강릉에서 활동했다. 사회단체로는 1919년 철원 도피안사에서 결성된 대한독립애국단 철원군단이 애국단 강원도단으로 확대, 평창군단과 양양군단의 활동이 두드러졌다.
이렇게 우리 선열들은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와 같을 때 목숨을 바치면서 민족해방과 조국독립을 위해 산화했다. 참으로 위대하고 거룩한 일이다.
올해는 해방 78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강원도독립운동기념관을 지어야겠다. 해방 78년이 되는 올해, 300만 강원도민의 이름으로 정성을 다해 기념관을 지어야겠다. 늦어도 너무 늦었고 선열들에게 죄를 지어도 큰 죄를 지었다. 이를 위해 얼마 전 도내 전 대학교총장, 국회의원, 언론사 대표들을 중심으로 사회단체장, 각계각층 지도자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강원도 독립운동기념관건립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이 기념관은 위대한 선열들의 숭고한 얼을 후손에게 전승해 줄 전당이 될 것이며 과거·현재·미래를 잇는 가교, 살아있는 역사교육장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선열들의 유품, 각종 기록물, 사진, 일제 고문기구 등 국내외 모든 사료들을 모아 영원히 보존하는 한편 선열들의 서훈운동, 유가족찾기, 독립운동 비사, 숨겨진 이야기 찾기, 타지역 유품반환운동 등도 병행할 것이다. 또 독립운동사 전반을 체계적으로 정리, 전시하고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우리 도민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기념관을 지어 후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조국광복을 위해 산화하신 과거의 선열들,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룬 현세의 우리들, 그리고 이를 이어받을 우리 후손은 미구에 실현될 통일된 조국에서 아시아를 넘어 세계평화에 기여하면서 선진국 국민답게 일류국가 국민답게 당당하게 살아가야 하며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과거를 통하여 오늘을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해야 한다.
강원특별자치도가 실현됐다. 300만 강원도민의 이름으로 강원독립운동 기념관을 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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