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3년간 고교생 3만8000명 자퇴… 입시 ‘올인’에 무너진 공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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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준비에 '올인'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재수학원에 다니는 학생이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학업을 중단한 일반고 학생이 약 3만8000명에 달한다.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이라고 하면 3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은 5명 정도'라고 말한다.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내신이 중요하지만, 내신 성적도 1학년 때 절반 정도는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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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학교를 떠나는 이유는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습 분위기는 어수선하고 수업의 수준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학급당 학생 수가 25명이라고 하면 3학년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은 5명 정도’라고 말한다. 절반 이상은 수업과 무관한 공부를 하고 있고, 자거나 아예 딴짓을 하는 학생도 많다. 그럼에도 교사들이 학생을 적극적으로 지도하기는 어렵다. 자칫 인권 침해, 아동학대 등 이유로 민원에 시달리거나 수사를 받을 수도 있어서다.
선행학습을 통해 고교 과정을 미리 공부하고 입학한 학생들에게 이런 학교 수업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수시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겐 내신이 중요하지만, 내신 성적도 1학년 때 절반 정도는 결정된다.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로 방향을 잡은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들을 시간에 학원에 가는 편이 유리하다고 여긴다. 1학년 때 자퇴한 뒤 2학년 나이에 고졸 검정고시와 수능을 치르고, 수능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듬해에 다시 수능을 보는 것이 ‘코스’가 됐다고 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공부만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이 인성과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배우고 교우관계를 맺는 곳이다. 그런데 대입을 최우선시하는 풍토 속에서 교단의 권위마저 실추되면서 학교는 입시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 그럴수록 학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고, 학교의 존재 이유에 대한 회의는 더 커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이 학교를 버리는 암울한 현실을 바꾸지 못한다면 공교육의 붕괴를 막을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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