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문병기]美 대선 국면서 주목할 두 개의 ‘디커플링’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2023. 8. 13.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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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드노믹스(Bidenomics)가 작동하고 있다."

미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번 대선 경제 공약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와의 디커플링.

가장 사랑받는 공화당 대통령 중 하나로 꼽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레이거노믹스는 감세와 작은 정부 등 '낙수효과'를 앞세운 자유방임주의 경제정책과 국방 지출 확대가 특징이다.

대선을 앞두고 뚜렷해지는 보호주의 강화와 다시 부상하는 미중 디커플링 기류는 한국에는 우려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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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레이거노믹스 조짐에 대중 강경노선 경쟁
거세지는 보호주의… 새 무역전쟁 전운 짙어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바이드노믹스(Bidenomics)가 작동하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4일(현지 시간) 위스콘신주를 찾아 가진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최대 입법 성과로 꼽고 있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 1년을 맞아 바이드노믹스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23일 첫 대선 경선 TV토론회를 앞둔 야당 공화당 주자들도 앞다퉈 경제 공약들을 내놓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교 현안들과 이른바 ‘문화전쟁(culture war)’이라는 사회 이슈가 격화되고 있지만 결국 내년 대선 결과는 경제에서 갈릴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에서 주목하고 있는 이번 대선 경제 공약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와의 디커플링. 가장 사랑받는 공화당 대통령 중 하나로 꼽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인 레이거노믹스는 감세와 작은 정부 등 ‘낙수효과’를 앞세운 자유방임주의 경제정책과 국방 지출 확대가 특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정책을 ‘바이드노믹스’로 명명한 6월 연설에서 “지난 40년 동안 낙수효과 정책은 부자를 제외한 모두의 아메리칸 드림을 제한했다”며 “바이드노믹스는 마침내 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화당에서도 레이거노믹스로부터 이탈 조짐이 나타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공정 무역 협정 개정,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 IRA 등 기후정책 백지화 등을 내걸었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중국에 대한 관세 강화, 이민 축소 등을 핵심 공약으로 앞세우고 있다. 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무역, 이민정책을 강화해 노동시장을 보호하는 데 반대했던 레이거노믹스와는 결이 다른 약속들이 경제 공약의 핵심을 차지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레이건 혁명 이후 소득 성장이 부진했다는 불만은 복지 유지를 약속하면서 무역과 이민 감축을 요구하는 트럼프가 공화당을 장악할 수 있는 균열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결국 IRA와 반도체법으로 경제정책에 한해선 ‘트럼프보다 더하다’는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 또는 공화당의 다른 주자 누가 당선되더라도 노골화된 미국 우선주의라는 보호무역의 바람은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의 디커플링 논쟁은 대선 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두 번째 관전 포인트다. 공화당 대선 주자들은 중국을 두고 누가 더 강성인가 경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철회와 중국산 제품에 대한 단계적 수입 금지 등을, 디샌티스 주지사는 최혜국 대우 철회와 함께 지식재산권 탈취로 생산된 제품 수입 금지 등을 내걸었다.

미국에선 정상무역관계(NTR)로 불리는 최혜국 대우는 관세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보장이다. 중국에 대한 최혜국 대우 박탈은 사실상 관세 전쟁을 통한 디커플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경제를 ‘시한폭탄’이라고 지적한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시 핵심 광물 등 주요 공급망에서 중국의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디리스킹을 완수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두고 뚜렷해지는 보호주의 강화와 다시 부상하는 미중 디커플링 기류는 한국에는 우려되는 흐름이다. 일각에선 미국과 대만 대선이 있는 내년이 미중 군사적 충돌 등 세계사적 격변기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미 대선 기류를 보면 첫 관문을 순조롭게 넘더라도 곧 새로운 무역전쟁이라는 전운이 닥칠까 걱정이다.

문병기 워싱턴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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