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在日 독립유공자, 고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에 생존해 있는 유일한 독립유공자였던 오성규(100) 애국지사가 13일 고국으로 돌아왔다. 오 지사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정부 대표단과 함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오 지사의 휠체어를 밀었다.
환영 인파가 몰린 가운데 국방부 의장대가 양옆으로 도열해 애국가를 연주했고, 오 지사는 태극기에 경례했다. 합창단은 오 지사가 광복군 복무 당시 불렀던 ‘광복군 제3지대가’를 합창했다. 아이돌 밴드 ‘블락비’ 소속인 표지훈 해병대 병장은 현역 한국군을 대표해 오 지사에게 환영 꽃다발을 전했다. 오 지사는 “너무나 감개무량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 후 오 지사는 국립서울현충원으로 이동해 광복군 제3지대장 김학규 장군 묘역에서 환국 신고를 했다. 앞서 이날 오 지사가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하자 해당 항공기 기장은 오 지사의 환국을 환영하는 기내 방송을 실시하기도 했다.
보훈부는 이날 세종시의 보훈부 본부를 비롯한 전국 지방보훈관서와 국립묘지에 태극기와 함께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최초로 게양해 오 지사를 예우했다. 이 태극기는 광복군 제3지대에서 활동했던 문웅명 지사가 간직했던 태극기로 바탕에 광복군들이 작성한 조국 독립을 위한 결의를 다지는 글귀와 서명이 빽빽하게 적혀있다.
1923년생인 오 지사는 일제강점기 중국 만주 펑톈(奉天) 소재 동광중학을 중심으로 항일운동을 했고, 일제에 조직망이 노출되자 만주를 탈출해 중국 충칭(重慶)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에 입대했다. 1945년 5월 한미 합작 특수 훈련을 받고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하던 중 광복을 맞았다. 광복 후 교민 보호 활동 등을 펼쳤고 1990년 건국 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2018년 배우자 사망 이후 홀로 지내던 오 지사는 올 초 “생의 마지막은 고국인 대한민국에서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보훈부에 밝혔고, 정부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해 오 지사를 모셔왔다. 오 지사 귀국으로 국내에 생존한 독립유공자는 8명이 됐다. 오 지사는 오는 15일 제78주년 8·15광복절 경축 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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