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종 동물도 유기…“생태계 영향 우려”
[KBS 대전] [앵커]
한때 이색 반려동물로 주목받았던 수입 동물들이 이제는 길거리에서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습니다.
누군가 반려동물로 키우다 몰래 버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외래 동물은 우리 생태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정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은빛이 도는 갈색 털에 긴 꼬리 동물이 길 한가운데서 몸을 세우고 연신 주변을 살핍니다.
'사막의 파수꾼'이라 불리는 외래 야생동물, 미어캣입니다.
지난 4월 예산의 한 낚시터 주변을 떠돌다 주민의 신고로 발견됐습니다.
[이형관/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진료 수의사 : "먹이를 제대로 찾아 먹지 못하고 여러 스트레스에 많이 취약한 상황이라서 아주 심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 탈수와 탈진이 조금 있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멸종위기종 2급인 아프리카 원산지의 사바나 왕도마뱀도 지난달 홍성에서 발견됐고, 호스필드 육지 거북과 레오파드 육지 거북도 예산에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충남에서 지난 4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발견되고 있는 겁니다.
모두 정식 수입으로 국내에 반입할 수 있는 동물인데, 누군가 키우다 버렸을 가능성이 큽니다.
자치단체 공고를 통해 주인을 찾는 중이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어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위탁 보호하고 있습니다.
[김봉균/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이렇게 유기됐을 때 자연 생태계의 다른 생물들과 접촉하면서 감염병을 견인시키거나 확산시킬 공중 보건상의 문제가 크게 존재합니다."]
전국적으로 해마다 버려진 뒤 구조되는 외래동물은 3백여 마리.
올해 말 서천 국립생태원에 외래 야생 동물 보호시설이 조성될 예정인 가운데 이에 앞서 외래 동물에 대한 수입 절차와 개인 분양 이력제가 우선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정아입니다.
촬영기자:유민철
조정아 기자 (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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