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매치’ 유력…바이든·트럼프, 일단 ‘법정’부터 넘어야

김유진 기자 2023. 8. 13.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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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 대선 최대 쟁점으로 부상한 ‘사법 리스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7월26일(현지시간) 탈세 혐의와 관련 델라웨어주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뒤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아이오와주페어에서 연설한 뒤 떠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바이든, 아들 헌터 ‘탈세·총기 소지 혐의’ 특검 수사로 ‘곤혹’
트럼프, 4번째 기소 위기에 당내 경선·법정 출석 겹쳐 ‘난감’

4년 만에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큰 2024년 미국 대선에서 ‘사법 리스크’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유력 주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 번째 기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도 아들 헌터 관련 의혹이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양측 모두 재선 도전 과정에서 법정의 검증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2일(현지시간) 헌터 바이든의 사업 관련 의혹 수사가 특검 수사로 전환된 것에 대해 백악관과 민주당 내부에서 불만이 감지되고 있고,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헌터 관련 수사를 진행해온 데이비드 웨이스 델라웨어주 연방 검사장 요청에 따라 그를 특별검사로 지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임명된 웨이스 특검은 앞으로 델라웨어주 바깥과 여러 분야에 대해 광범위하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탈세 및 총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된 헌터는 유죄 인정을 전제로 징역형을 면하는 조건부 형량 감경 협상(플리바기닝)을 벌였으나 지난달 말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헌터를 둘러싼 법적 문제라는 유령이 아버지의 재선 도전에 드리우게 됐다”고 분석했다. WSJ도 “(특검 임명은) 민주당에 놀라움을 안겼다”며 “백악관 참모들은 여름이면 헌터의 법적 문제가 봉인될 것으로 여겼고, 공화당 의원들의 공격에만 대응하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으로선 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헌터 의혹 조사에는 ‘정치적 공세’로 받아칠 수 있었지만 바이든 대통령 스스로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해온 법무부 차원 법적 절차를 놓고는 토를 달기 어려워졌다. 더욱이 그레그 스투비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가족이 대통령 직책을 활용해 뇌물 수수, 협박, 사기 등을 통해 이익을 취했다는 증거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다만 공화당 내에서도 특검 임명을 무조건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공화당은 헌터를 약 5년간 조사한 당사자인 웨이스 특검이 헌터를 경범죄에 해당하는 탈세 및 총기 불법소지 혐의로 기소하는 ‘봐주기 수사’를 했다고 비판해왔다.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공화당 대선 경선 일정과 법정 출석일이 맞물리게 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네 번째로 기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개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지아주 대배심은 15일 사건 증인인 제프 덩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와 독립 언론인 조지 치디를 소환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대배심은 검찰이 중대 범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경우 거쳐야 하는 단계로,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추문 입막음, 기밀 문서 유출,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등 의혹으로 세 차례 기소된 상태다.

물론 직접 피고인으로 법정에 출석해야 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아들이 재판을 받는 상황인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처지가 다른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대선이 15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헌터에 대한 특검 수사 결과 발표나 재판이 진행되면 미국 유권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세 차례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판과 더불어 양측 모두 ‘사법 리스크’가 전면에 부상하게 되는 셈이다.

WSJ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둘 다 국정 수행 지지도가 낮다는 점에서 재대결이 성사될 경우 “누가 더 인기 없는 후보가 아닌지를 결정하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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