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는 지구 온도, 치솟는 자연재해 보험금
각국 ‘기후위기 리스크’로 파산하면서도 석탄 산업 투자 유지
기후위기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이 태풍, 홍수 등 자연재해 피해에 지급하는 보험금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자연재해로 인한 보험금은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3배로 늘었다. 지급 건수도 4.3배였다.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금융감독원에서 2017~2022년 풍수해보험 등 정부의 정책보험과 재물보험, 재산종합보험, 화재보험 중 자연재해로 지급된 보험금 자료를 받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이 자연재해로 지급한 보험금은 약 1조2559억원으로 최근 6년간 가장 적었던 2017년(약 3947억원)의 3.2배였다.
자연재해 보험지급금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해마다 약 3000억원씩 증가해 2020년에 1조3098억원이 됐다. 2021년에는 7664억원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1조2559억원으로 급증했다. 6년간 연평균 9228억원이다.
스위스재보험(Swiss Re)이 지난 3월 낸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입은 경제적 손실은 2750억달러(약 366조3000억원)였다. 이 중 보험금으로 지급한 금액은 54% 수준인 1250억달러(약 166조5000억원)였다.
전 세계에서 자연재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1992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5~7% 증가했다. 지난해 보험지급금(1250억달러)은 1992년(500억달러)보다 2.5배 많다. 지난해 지급한 자연재해 보험금은 이전 5년 평균(1100억달러)과 10년 평균(810억달러)을 훌쩍 뛰어넘었다.
‘기후위기 리스크’는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보험연구원이 낸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최대 보험회사인 스테이트팜은 주 전역의 주택 신규 손해보험 인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밝힌 중단 사유는 ‘재무건전성 개선’이지만, 기후재난이 늘어난 이유가 컸다. AIG, 올스테이트 등 다른 보험사도 캘리포니아에서 산불로 인한 보험 손실 증가로 신규 주택보험을 중단했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는 2020~2021년 허리케인이 4번이나 오며 230억달러의 보험금이 발생했고 12개 보험회사가 파산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손실’이 늘어나는데도 보험사들은 여전히 석탄 산업 투자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올해 3월 낸 ‘인슈어 아워 퓨처’ 한국 점수표를 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석탄 금융 잔액은 약 15조1000억원이었다. 민간 금융에서는 보험 산업의 석탄 관련 자산 규모가 가장 컸다. 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손해액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를 악화시키고 있는 화석연료 산업에 투자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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