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겪은 잼버리는…” 박무성 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대장 [뉴스를 만나다]
[앵커]
<뉴스를 만나다> 오늘(13일)은 '새만금 잼버리' 문제에 대해 보다 깊이 있고 생생한 이야기 들려줄 손님을 초대했습니다.
기관들의 브리핑이라든가 제 3자로부터 전해듣는 얘기 말고, 잼버리 현장에 직접 있었던, 스카우트 대원 자격으로 참여했던 한 인솔자의 얘기를 통해서, 가장 구체적인 실상을 들어볼까 합니다.
모신 분은, 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 대원 40여 명을 인솔했던 박무성 대장인데요.
한국스카우트에서 훈육분과장도 맡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활동해온 '민간인' 신분임을 말씀드립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잼버리 막판 일정에 참 변동이 많았는데 어떻게 마무리하셨는지요?
[답변]
8월 8일까지 잼버리장에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정부의 비상 대피 계획에 따라 저희도 수도권으로 이동을 해서 지난 금요일에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있었던 폐영식과 케이팝 콘서트로 저희 잼버리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현장에 있었던 참가자로서, 또 인솔자로서, 대회 전반적으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답변]
아무래도 안타까움이 많이 남는 잼버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대원들이 폭염과 태풍뿐만 아니라 부실한 대책이나 프로그램에 노출됐다는 것에 대해서 대장으로서 대원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준비 과정에서부터 지켜본 저로서는 얼마 전에 안규백 의원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주도적으로 참여했어야 하는 한국스카우트연맹이 뒤로 밀리고, 그 자리에 다른 기관이라든지 다른 데서 많이 참여해서 이번 잼버리를 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박 대장님은 특히 미국과 일본에서 열린 잼버리에도 참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인 '비교'가 가능할 것 같아요.
[답변]
8년 전 2015년 일본 야마구치에서 열린 제23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는 대원들과 함께 이번처럼 대장으로 참가를 했었습니다.
그때도 간척지라는 환경은 비슷했지만, 이번 새만금과는 많이 달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영지의 크기나 상태도 그랬지만, 이번 새만금 잼버리의 야영장 상태는 야영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4년 전에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열린 제24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같은 경우에는 워낙 오랜 기간 준비를 잘한 잼버리라 그만큼 잘 했던 잼버리였습니다.
스카우트들이 꿈꾸는 그런 야영장을 만들어서 했었습니다.
그와 비교해 이번 새만금은 단순히 땅의 면적은 넓지만 그 면적이 넓은 거 외에는 다른 것들을 특별히 좋은 걸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폭염'이 이번에 가장 심각했던 문제입니다.
물론 기상 여건을 완벽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참가자들은 힘들어 했고 대비는 아쉬웠던 면이 있는 거지요?
[답변]
많이 부족했다고 봅니다.
이미 많은 보도에서 나온 바와 같이, 번번이 스카우트들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예산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서 스카우트들이 제시한 해결 방안을 들어주지 않고 문제를 차치한 것이 이번 잼버리 사태를 일으킨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물론 코로나의 영향도 있었지만 잼버리 시작 1년 전에 마쳤어야 하는 참가 신청이 잼버리 시작 50일을 앞두고도 계속 이어졌었습니다.
그게 많은 것들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차질을 불러온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시설'과 관련해서도 혹시 사전에 건의를 하거나 제안을 한 부분들이 있나요?
[답변]
사전에 조직위원회에서 화장실이라든가 샤워실 같은 것의 숫자를 말하면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했을 때, 지도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전부 다 부족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런 것들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가장 아쉽게 생각합니다.
[앵커]
음식이라든가 위생 논란도 있었습니다.
그 부분은 어땠는지요?
[답변]
제가 봤을 때는 음식은 충분할 정도로 주어졌습니다.
음식을 메뉴를 선정하는 것도 대장들에게 여러 가지 메뉴 중에 고를 수 있게 한 거를 보면 잘 짜여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위생에 대해서는 논란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을 합니다.
참가자들이 11박 12일이라는 시간을 잼버리장에서 보내려면, 무엇보다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위생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화장실과 샤워장이 부족하고, 화장실이나 샤워장에 들어가면 무서울 정도로 벌레들이 다 붙어 있는데, 그런 화장실과 샤워장을 사용하게끔 한 대장들이 저로서도 대장으로 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아직 성장기에 있는 어린 대원들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보통 같으면 집에서 벌레 한 마리가 나와도 무섭고, 잡아달라고 하고, 도망갔을 텐데, 잼버리장에서 그런 것들도 적응해 가면서, 그런 것들도 이겨나가면서 했던 게 대원들이 가장 잘한 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혹시 인솔했던 대원들 중에 아프다거나 부상을 입은 경우는 없었나요?
[답변]
저희들 같은 경우에도 3명의 대원이 온열질환으로 더 이상 몸이 회복되지 않아서 4일 차에 집으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이 아직도 가장 대장으로서는 마음이 아픕니다.
[앵커]
외국 대원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사실 그동안에 언론은 '외부인'의 시선에서, '전해들은' 얘기 위주로 보도해 왔거든요.
[답변]
외국 대원들의 얘기를 들어봐도 무엇보다 실망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잼버리장에 8월 1일날 도착하지 않은 대원들도 많았고, 잼버리가 시작하고 2, 3일째 되는 날에 잼버리장을 떠난 대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좋았다 싫었다 차원을 넘어서서 유례없는 사태라고 생각이 됩니다.
[앵커]
언론에서는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문제점'들 위주로 부각이 됐습니다만, 그래도 우정과 교류라는 원래의 취지가 아주 무색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보는데, 어땠는지요?
[답변]
기상 상황이나 여러 가지 어려움은 어느 잼버리나 있어왔습니다.
그것을 이겨내고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스카우트의 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번 잼버리 사태가 스카우트 방법으로 해결되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하지만 어렵고 힘든 환경 속에서도 스카우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즐겁게 외국 대원들과 교류하는 대원들이 있어서, 대장으로서 그런 거를 보면서 가장 힘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앵커]
정부나 지자체의 준비·대처에 대해선 비판이 많았지만 사실 '민간'에서도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고, 땀을 흘렸잖아요.
안에서 보시기에 어땠습니까?
[답변]
잼버리 시작 이후로 대규모로 투입된 청소 인력 때문에 눈에 띌 정도로 위생 환경이 좋아진 건 사실입니다.
저희 대원들이 어느 날 음료수를 갖다 드려도 되냐는 말을 했을 때, 이런 고마움을 대원들도 느끼고 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무엇보다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모든 스태프들이 자비를 들여서 참가한 봉사자들입니다.
이분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잼버리가 시작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감사 말씀드립니다.
제가 모든 참가자를 대표할 수는 없지만, 대장들을 인솔했던, 대원들을 인솔했던 대장으로서 지지와 지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스카우트 서울남부연맹 대원들을 이끌고 새만금 현장에 직접 가 있었던 박무성 대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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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 기자 (pjk01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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