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제성 "냉정하게 LG는 멀어도, 2위까지는 해볼 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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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페디랑 싸우는 건 아니지만, 팀 선수들이 점수 내주고 해서 다행이죠. 제가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게 제 임무입니다."
리그 최고의 투수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낸 kt wiz 오른손 투수 배제성(26)은 담담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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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제가 페디랑 싸우는 건 아니지만, 팀 선수들이 점수 내주고 해서 다행이죠. 제가 나가는 경기에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초석을 다지는 게 제 임무입니다."
리그 최고의 투수와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따낸 kt wiz 오른손 투수 배제성(26)은 담담하게 말했다.
13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로 시즌 6승(6패)을 따낸 그는 NC가 자랑하는 에릭 페디에게 시즌 4패(15승)째를 안겼다.
배제성이 6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덕분에 kt는 NC에 4-0으로 승리하고 8연속 위닝 시리즈(3연전 가운데 최소 2승)를 이어갔다.
배제성은 페디를 잡았음에도 들뜨는 기색 없이 "상대가 누구든 이기면 기분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날 배제성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무더위에도 최고 시속이 149㎞까지 나올 만큼 공에 힘은 있었어도, 스트라이크(53구)보다 볼(54구)이 더 많을 정도로 투구가 포수 미트를 외면했다.
7개의 무더기 볼넷을 내주고도 위기관리 능력으로 한 점도 내주지 않은 그는 "볼넷을 계속 주는 와중에도 정신줄은 놓지 않고 집중했다"고 자조적으로 말했다.
배제성은 "볼넷으로 타자가 출루했을 때는 제 강점이 터널링(공이 투수의 손을 떠난 뒤에도 최대한 구종을 파악할 수 없게끔 하는 능력)이랑 좋은 구위니까 득점을 억제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제구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그는 스트라이크 존에 억지로 던지는 것보다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투구를 했다.
배경에는 포수 장성우의 조언이 있었다.
배제성은 "성우 형이 '조금 더 천천히 던지자. (볼넷 때문에 수비 시간이 길어져) 쉬는 시간 줄어든다는 건 신경 쓰지 말고 네 시간을 충분히 가져'라고 해서 여유 있게 던졌다"고 했다.
시즌 초반 리그 최하위까지 추락했던 kt는 무서운 상승세로 지금은 3위 자리를 지킨다.
선두 LG 트윈스와는 9경기 차로 다소 간격이 벌어졌어도, 2위 SSG 랜더스는 3경기 차로 사정권이다.
배제성은 "냉정하게 봤을 때 LG는 조금 멀고, 2위까지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부하고 싶다"고 말했다.
리그가 중단되지 않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은 kt에 절호의 기회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kt는 내야수 강백호와 투수 박영현까지 두 명이 뽑혔다.
불펜 핵심인 박영현의 공백은 아쉬워도, 강백호는 현재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터라 큰 공백은 없다.
반면 LG는 고우석과 문보경, 정우영, SSG는 박성한과 최지훈 등 핵심 전력이 빠진다.
3위 경쟁을 벌이는 NC도 김형준과 구창모, 김주원까지 3명이 차출됐다.
배제성은 "나라를 위해 출전하는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면서도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어쨌든 '빈집'이다. 그 기간에 출혈 없이 할 수 있기에 더 치고 나갈 기회"라고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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