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후손'에 없앴던 최재형 선생 묘 복원…103년 만 부부 해후

임상범 기자 2023. 8. 1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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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의 현충원 묘가 사라졌다는 소식, SBS가 지난해 이맘때 전해드렸었습니다.

이번에 최재형 선생 부인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면서 현충원에 새롭게 '부부 합장묘'로 복원됐습니다.

2009년까지 있었던 묘지 번호 108번, 최재형 선생의 묘 자리입니다.

1920년 4월 일제에 비밀리에 총살당한 최재형 선생의 유해는 찾을 길이 없어 연해주 고택에서 담아 온 흙을 최 여사의 유골과 함께 묻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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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해주 독립운동의 대부인 최재형 선생의 현충원 묘가 사라졌다는 소식, SBS가 지난해 이맘때 전해드렸었습니다. 이번에 최재형 선생 부인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되면서 현충원에 새롭게 '부부 합장묘'로 복원됐습니다.

임상범 기자입니다.

<기자>

줄지어 늘어선 묘지들 가운데 텅 빈 공간이 눈에 띕니다.

2009년까지 있었던 묘지 번호 108번, 최재형 선생의 묘 자리입니다.

가짜 후손에 속아 보훈 혜택을 잘못 준 걸 알게 된 현충원이 책임 추궁이 두려워 아예 묘를 없애버리고 진짜 후손에게는 이 사실을 숨겼던 겁니다.

[문영숙/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 현충원에 가서 이제 담당자한테 이야기를 하니까 정말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니까 덮으세요.]

잘못은 인정했지만 현충원은 이번에는 묘 주인의 유골이 없어 묘지 복원을 할 수 없다고 버텼습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국립묘지법이 개정되면서 안장 대상자의 배우자 유골이 있는 경우 합장하는 형식으로 묘를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다행히 최재형 선생의 부인인 최 엘레나 페트로브나 여사의 유골이 중앙아시아 키르키스스탄에 남아 있었습니다.

기념사업회는 키르키스스탄으로 가 최 여사의 유골을 수습해 지난 7일 국내로 모셨습니다.

유골 수습과 국내 봉환에 든 비용이 적지 않았는데, 국민모금과 후원을 통해 어렵게 마련했습니다.

최재형 선생과 달리 부인은 서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부가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문영숙/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 : 안중근 의사가 거기에(최재형선생 집) 머물면서 사격 연습도 하고 또 하얼빈 의거를 준비하는 동안 뒷바라지도 하셨을 거고 기록이 없다 뿐이지 엄청난 내조를 했다고 보여집니다.]

텅 비었던 묘 자리에 마침내 부부의 보금자리가 마련됐습니다.

1920년 4월 일제에 비밀리에 총살당한 최재형 선생의 유해는 찾을 길이 없어 연해주 고택에서 담아 온 흙을 최 여사의 유골과 함께 묻기로 했습니다.

103년간 오랜 이별을 끝내는 감격스러운 해후입니다.

일류 보훈을 내걸고 출범한 국가보훈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적극적인 행정을 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이승환, 영상편집: 이홍명)

임상범 기자 doong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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