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빠진 석유화학, 하반기도 ‘먹구름’

김범수 2023. 8. 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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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석유화학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실적이 부진하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의 저율 가동을 통한 공급 축소 노력에도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며 "내년 업황 회복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하나 누적된 공급 과잉 등에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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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 하락에 수요 급감
롯데케미칼, 5분기 연속 적자
LG·금호·한화도 수익성 하락
中 설비 증설로 공급과잉 부담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석유화학업계가 실적 부진의 늪에 빠졌다. 업황 개선 속도도 예상보다 더디면서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사업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올해 2분기에 영업손실 770억원을 내며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동안 쌓인 누적 적자는 총 9485억원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이번 2분기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직전 1분기의 262억원보다 커졌다.
국내의 한 석유화학단지 모습. 연합뉴스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재고평가손이 증가한 와중에 5월 초부터 유가가 하락하면서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주요 원료인 나프타 투입 가격이 떨어졌고, 이에 따른 ‘역 래깅’(원재료 투입 시차) 효과로 2분기에 발생한 손실 규모만 총 1120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롯데케미칼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운영 최적화와 포트폴리오 개선에 나섰다.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원료 경제성 확보 등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다른 석유화학 업체들도 마찬가지로 실적이 부진하다. LG화학 석유화학 부문은 2분기에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하며 3개 분기 연속 적자다. 이는 시황 부진과 생산설비 유지보수 작업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석유화학 시황 악화에 사업 구조 재편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인력 재배치 및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금호석유화학도 2분기에 영업이익이 107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9.5% 감소했다. 사업 부문 중 합성고무, 합성수지, 페놀유도체 등 대부분이 부진했다.

특히 주력 제품인 위생장갑 소재 NB라텍스의 경우 수요 약세로 판매량이 감소한 데다 시장 내 공급업체 경쟁은 심해져 수익성이 악화됐다.

금호석유화학은 3분기에도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고부가 제품 판매로 수익성 하락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2분기 영업이익도 2022년 2분기보다 79.1% 급감한 49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방산업 수요 부진 여파로 가성소다와 폴리에틸렌(PE) 등 주요 제품 수익성이 악화했다. 한화솔루션 측은 3분기도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주력 제품 수요 회복 지연이 우려되나 실적 개선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이다.

당분간 석유화학 업황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수요 침체에 중국 등 글로벌 화학 설비 신증설 지속에 따른 공급과잉도 맞물린 탓이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의 저율 가동을 통한 공급 축소 노력에도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며 “내년 업황 회복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판단하나 누적된 공급 과잉 등에 개선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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