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저커버그, 콜로세움 결투? “장엄한 장소 합의”
미국 IT 업계에서 ‘세기의 앙숙’으로 꼽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대결’이 고대 로마의 결투 방식을 참고해서 중계될 수 있다고 머스크가 밝혔다. 이에 ‘대결’의 장소로 로마 검투사들이 겨뤘던 콜로세움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자 이탈리아 정부는 ‘대결’이 열릴 장소는 콜로세움이 있는 로마는 아닐 것이라면서도, 일론 머스크와 함께 로마의 역사를 담은 이벤트를 논의 중이라고 공개해 한층 기대감을 키웠다.
머스크는 11일(현지 시각)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검투사(Gladiator)’란 표현과 함께 “이탈리아 총리, 문화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장엄한(epic) 장소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커버그와의 결투가 “X와 메타의 플랫폼에서 실시간 중계될 것이고, 모든 카메라 프레임은 고대 로마를 배경으로 해 현대적인 모습은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머스크와 저커버그 간 대결을 조율해온 격투기 단체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는 지난 9일 팟캐스트를 통해 “이탈리아 문화계와 ‘경기’를 콜로세움에서 개최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연예 매체 TMZ 등도 “이탈리아 문화 당국이 저커버그와 ‘역사상 가장 전설적인 경기장’에서 펼칠 대결에 대해 논의했다”고 해왔다. 콜로세움은 서기 80년 건립된 고대 로마 원형 경기장으로, 검투사와 맹수들의 결투가 벌어진 장소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적으로 198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지상 4층으로 약 5만명이 입장할 수 있다.
다만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격투 장소에 관해 머스크와 논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콜로세움에서 개최할 가능성은 부인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머스크와 역사를 환기하는 훌륭한 자선 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면서도 “경기가 로마에서 열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역사와 고고학, 예술,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이라며 “(결투 행사로) 수백만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 모일 수 있다. 이탈리아 소아 병원 두 곳에 기부될 것”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둘의 격투에 이탈리아 정부가 관여하는 데 대해 환영과 반발이 함께 나왔다. 카를로 칼렌다 전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어리석은 10대 같은 두 억만장자에게 우리 문화유산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했다. 저커버그는 같은 날 소셜미디어에 “그(머스크)가 말하는 것들을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해달라”고 했다.
대결을 벌일 두 사람은 신경전을 이어갔다. 저커버그는 “내 뒷마당 옥타곤(격투기 경기장)에서 금요일 아침 격투하는 사진”이라며 웃통을 벗은 채로 상대를 내리꽂는 사진을 게시하면서 “일론과의 경기로 긴장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집 안에서 아이를 안아 올리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내 파트너와 격투기를 연습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지난 6일 머스크가 “저커버그와의 싸움은 X에서 생중계되고 수익금은 참전 용사를 위해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엔 대결 장소를 거론하자 이들의 대결이 성사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머스크와 저커버그를 고대 로마 검투사처럼 합성한 사진이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처럼 퍼졌고, 둘 중 누가 이길 것이냐는 설전도 팽팽해지고 있다. 머스크는 키 188㎝의 거구로 체격에선 저커버그(171㎝)를 압도하지만, 저커버그는 브라질 전통 격투기 주짓수 지역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무술인으로 꼽힌다. 나이도 39세로 머스크보다 13세 어려 체력 측면에서 우세하단 전망이 많다.
두 억만장자의 격투 소동은 지난 6월 머스크가 ‘트위터 대항마’ 격으로 출시를 앞뒀던 메타의 신규 소셜미디어 ‘스레드’를 겨냥해 “무서워 죽겠다”는 조롱성 게시글을 올리며 촉발됐다. 당시 게시글에 한 네티즌이 “저커버그가 주짓수를 한다는데 조심하라”고 반응했는데, 머스크가 “나는 싸울 준비가 돼 있다”고 답하면서 불이 붙었다. 이후 저커버그가 인스타그램에 “장소를 보내라”며 승부를 볼 곳을 정하라고 했고, 머스크는 “진짜라면 해야지”라고 응수했다. 하지만 이달까지 약 한 달 반 지나는 동안 양측 어디도 결투 장소와 일정을 밝히지 않아 인터넷상에서 벌어진 억만장자들의 기행으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 사이 저커버그가 출시한 스레드는 닷새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끌어모으는 등 초반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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